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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그라다 파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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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03회 작성일 19-09-03 13:48

본문



어쩌면 내가 그 아이들을 외면하고 지나쳤는지 모르겠다. 


그 아이들의 쌓인 뼈로부터 노인은 왜곡된 하늘과 융기하는 땅, 한없이 색채를 탕진하고 있는 버섯을 거대하게 피올렸다. 그 앞에서 초록색 낡은 군복을 입은 사나이들이 엎드려 죽어 갔다. 등뼈가 드러난 꼽추 개들이, 그들 사이를 오가며 땅에 고인 피를 핥았다.


창백한 계단은 몇 번의 붉은 운무를 숨죽여 울었을까? 


저 높은 데서 시취를 요리하고 있는 아이 잃은 어머니. 펑! 펑! 부풀어 오른 아이 뱃가죽이 폭발하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 왔다.


첫번째 안개가 몰아닥친 지 한나절 후에야 섬이 떠 올랐다.


나는 바람의 소리를 들었다기보다, 노인이 발을 끌며 얼어붙은 땅을 조금씩 자신의 안으로 옮겨 가는 것을 보았다. 참을 수 없이 투명한 빈 병 안으로 노인이 삼켜졌다.


노인이 바로, 스펙트럼을 이루는 여러 빛깔들 사이 보이지 않게 흐느끼는 단절이었다. 초록빛과 파랑빛 사이에서 신호등이 켜 졌다. 노인은 잠시, 평행선 앞에 멈춰 서서 연필을 들었다.


때가 낀 노인의 손톱이 핑그르르 돌기 시작하였다. 바다가 되어 버리기에는 너무 빛나는 창백함을, 옛이야기가 되어 버린 내게 조근조근 일러 준다.


아이들의 녹아 내리는 골수 속에는 황금빛 풍뎅이들이 바글바글 모여 살았다.  그 곁에 재재바르게 움직이는 도마뱀들이 수백년 묵은 돌을 쌓았다. 초록풀이 담장이 되었고, 둥그런 녹슨 포탄들은 도마뱀들이 낳아 놓은 알이 되었다.


불어 오고 불어 가는 바람의 끝이었다. 날 선 바위들이 거기 모여 산다. 꿈 꾸지 않기에 깊은 잠 속에서도 비린내가 선홍빛 느꺼움을 압도하고 있는 그곳. 그들이 땅 위로 다시 내려오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임을 나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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