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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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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80회 작성일 19-08-25 21:19

본문



그대, 오늘은 섬이 그리워지나 봅니다. 


오늘 노란 잎 하나, 

그 끝이 엿듣고 있는 조락의 가을 한 자락. 

그대 이마는 왜 그렇게 쓸쓸해 보였을까요.  


보이지 않는 궤적을 타고, 

그대 눈 속에 들어앉은 가을비 소리. 

사시사철 비가 내리고 있는 빈 집처럼, 

커튼이 걷혀진 유리창처럼, 

그대 말문을 영원히 닫았습니다.


접시꽃 한 송이 구석에서 늙어가고 있었습니다. 

은행잎 덮인 포도 위에는 온종일 내 발자국 소리밖에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그립길래 물결은 중심으로 모여드는 걸까요.   


그대, 오늘은 섬이 그리워지나 봅니다. 

눈썹이 연록빛으로 타 들어가는 저 바다도, 

혼자 골똘히 여운에 잠겨 먼 섬과 섬 사이로 물러가 버린 것이니. 


오늘 섬이 그대를 부르는 소리. 

오늘 그대를 가두고 있는, 이 투명한 고독. 

가을빛깔은  그 모든 고통이 누적되어 스스로 의미를 가지게 된 언어가 아닐까요. 

내가 그대를 부르는 이름, 

섬이 그대를 부르는 이름, 

내가 나를 부르는 이름,

이 모든 것이 그대가 아닐 수 없기에.


바다 소리가 포도 위로 밀려오는가요? 

세상이 고독으로 그대를 정결하게 씻어주고 있는가요? 

그대 침묵에 귀 기울이고 있는 먼 섬 하나쯤, 이 가을이 당신을 위해 준비해 놓았을 겁니다. 


오늘 노란 잎 하나, 그대여, 아파하소서. 

바위 틈 피어난 채송화 

가을이 그대를 떠밀어 먼 섬으로 데려갈지니,

이 간절함을 영원히 아파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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