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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정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713회 작성일 25-09-03 19:37

본문

벌이 꽃에게로 가서 꿀을 따듯
나는 꽃에게로 가서 행복을 딴다

그저 얼굴을 맞대고
눈인사만 해도
온 우주로부터 신선한 기쁨을 끌어와
나를 환기시킨다

코를 박고
향기라도 맡을라치면
모태로부터 탯줄처럼 달고나온 절망도
급한 안개 속으로 사라지게  하는
마술을 부리는

나는 행복을 맡으러 꽃에게로 간다

40년 동안
아파트와 함께 늙어가며
상환해야 할 대출금도
열병으로 결석이 잦은
고3 막내놈도
몸에 깃든 중풍처럼
불안하게 기우는 남편 사업도
단번에 잊게 만드는


나는 다 잊어버리려고 꽃에게로 간다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꽃에게 가저 행복을 딴다  라는  표현 참 좋네요.
우주로부터 신선한 기쁨을 끌어와  나를 환기 시킨다, 압도적인 표현
시인님 시에서 빠져 나오기가 힘드네요. ㅎㅎ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이정원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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