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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바람이 멈춘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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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209회 작성일 19-06-30 15:02

본문

   

산비탈의 풀잎들이 일제히 죽은체하는 장난 같은 팔월의 한낮, 붉은 석죽만 불을 내뿜는 총구처럼 뜨겁습니다. 한 방 맞은 듯 비틀거리며 나비가 누군가의 꿈과 생시를 가로지릅니다. 바람에 흔들림이 날려 가버린 풀잎들이 알몸을 움츠리는데, 저 멀리 큰별꽃 아재비 한 송이 얇은 흔들림 한 자락을 슬그머니 끌어와 몸을 가립니다. 비중도 없던 풀잎들이 잎맥을 내리깔고 그 영화의 가장 씁쓸한 은유가 되는, 지금은 바람이 놓쳐버린 장면입니다. 매미 소리가 절단석처럼 불티를 튀기며 파고들어도 가르지 못하는 적요, 눈이 부셔서, 눈을 감으면, 나는 새하얀 날개깃을 치는 빛을 날려 보내고 그늘에 스미는 한 방울입니다.

 

 


댓글목록

사이언스포임님의 댓글

profile_image 사이언스포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팔월의 한낮에 내리쪼이는 강렬한 햇빛아래의 나라는 존재,
그 존재가 느끼는 싸리한 풍경과 존재의 본질을 돌아보게하는 그 풍광이 느껴지는 시
너무 좋은데요, 싣딤나무님!

싣딤나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변의 소소한 삶을 위로하는 시를 쓰야할텐데
자꾸만 생각이 그리로 빠져 나갑니다.
삶에 위로보다, 삶을 똑바로 보는 일이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에 반성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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