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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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하여
여긴 우리가 있을 곳이 아니야,
부부는 연회장을 떠나 전쟁터로 향한다.
글쎄, 모르겠어.
그게 쉬운 건지.
아님 어려운 건지.
먼길 함께 갈 아내를 택할 때 보았어.
가시가 있는지,
간지럼만 편식하는지.
일생, 꽃과 열매들을 떠받치나
아무런 내색 않는
발바닥에게로 마음문이 열려 있는지. 우린,
꿈결처럼 아스라한 너덜길을 걸어가야겠기에.
오래전 동생이 보고 있던 영화의 마지막,
중년의 군인 부부가
오락의 삶을 버리고
피 튀는 전장의 한가운데로 간 이유를,
그땐 못 다 헤아렸지.
그런 남편이 또
그런 아내가 되자며
철로의 두 레일처럼 나란히 걸어온
우리.
삶에 대하여
자꾸 거창한 시로 표현해 보려는 나.
하나
시는 별을 노래하고
삶은 별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
그저 사소한 움직임, 소소한 말
가시 없는 마음으로
써 내려간
그대라는 문장.
그 민들레 홀씨 가득한 행간을 읽으며
문득 눈물짓곤 했어.
자주 실패했었지.
깊게 파내려 하면 얕아지고
부러 무거운 사색에 빠질수록 가벼워져 버리는
이 흔하디흔한 제목, 삶에 대하여.
아마도 아내는 삶이라는 말을
한 번도 쓴 적 없을 거야.
그러나
수천 수만 번 깊은 척
무거운 척 내뱉고 써 왔던
나보다
삶을,
깊고
무거웁게 살아내던
내 오래고 신실한 그대라는
서정시,
잘 익은 시처럼
끝내 행간의 눈물을 내색 않던 얼굴이여.
오늘도
가볍고 얇은 채소 하나 못 키울
한줌 흙으로 돌아갈,
이토록 소소한 한 문장의 삶을
살면서.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해야 할 일을 한 후에 오는 만족감의 강도 후에 찾아오는 소박한 열정이 다가섭니다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휴일 되시길.
을입장님의 댓글
걱정과 기우에
공감 합니다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고맙습니다.
늘 건필하시길 빕니다.
수퍼스톰님의 댓글
사모님과 함께 걸어 온 소중한 길,
어떤 시가, 어떤 문장이 시인님의 길을 대신 묘사 할 수 있을까요.
시인님의 시를 통하여 두 분의 진실한 사랑을 그려 봅니다.
늘 행복하시고 건필하십시오. 감사합니다.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늘 깊으신 마음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길은 걸어가야 길이지,
생각 속에서만 존재하는 건
길이 아니라 믿고 살아왔습니다.
늘 평안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