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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83회 작성일 19-06-09 07:04

본문

 

 

                  가오리

 

                                                                   동피랑

 

 

   대독(大毒)을 품고 온몸을 저어 어디든 가는 거다

   물살이든 바람이든 자유를 펄럭이는 거다

   열엿새 달빛이 꽃게 몇 마리 등을 문지르고 있었는데

   집채 하나씩 맨 고둥들 낮은 포복을 하고 있었다

   매복 중인 바지락 밭을 지나 한 마장쯤 돌아 들런 곳은 미역 무더기 절경

​   주모가 머리를 감다가 반기는 것 같아

   나는 시인 묵객이 된 듯 거기서 하룻밤을 보냈다

   줄기 사이로 산달이 다 된 지느러미들이 자잘한 행성들을 슬고 있을 때

   나는 꿈을 출렁거렸다

​   언덕으로 아이들을 불러 모은 건 겨울 바람

   살대를 만지면 나는 활의 문장(紋章)이었다

   방패 사단에 속한 치마당가리였을 거야

   몇 차례 인사를 하더니 냉큼 나와 얽혔다

   연이란 풀었다 감았다 하는 것임을 알았지만

   뚝 끊어진 줄에 나는 하염없이 방황하다 물에 빠졌다

   그날 이후로 나는 어머니를 영영 볼 수 없었다

  

   내 꿈은 비록 바다로 침몰했지만

   하늘에 꼬리 긴 새를 보면 나의 연이었다고 말한다

 

   저기 내 사랑하는 사람이 물수제비를 뜬다

   으으으 물낯을 달리는 단단한 인연

  

댓글목록

라라리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오리가 온몸을 흔들며 바다를 유영하더니
날개를 달고 자유롭게 하늘을 향하더니
사람들 틈에서 인연을 이어주네요
동피랑님만의 유려한 사유와 심상이
깊은 바다를 다 품에 안으신 것 같습니다
향기롭게 잘 감상했습니다^^

동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오리 회무침이 시보다 더 맛있는데 통영 오시면 이명윤 시인님에게 사 달라고 하세요.
멀리서 오신 팬이라서 더욱 반기실 겁니다. 시인님이 바쁘시면 참모인 제가 지갑 달라해서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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