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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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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安熙善4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93회 작성일 18-12-20 06:52

본문

(실은, 나도 잠이 안 온다 - 장외인간)

        시를 읽는 남자 / 안희선


        그것은 언제나 남의 이야기로 부터
        출발해서 자신의 이야기가 되고,
        그의 외로운 방이 되고, 주변의 풍경이 되어
        그를 감싸안는다

        급기야, 그는 가장 간절한 소망을 꿈꾸고
        시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자신에게 한다
        그리고 늘 아픈 입처럼 말한다
        한 때 아름다웠던 것은 이제, 아름답지 않다고
        이 시대의 시도 그러하다고

        세상의 모든 시인들이 사라진다 해도
        그와는 상관없는 일이며, 시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단 한 권의 시집도 스스로 산 적이 없고,
        단 한 줄의 시도 애정으로 읽은 적이 없다

        그가 잠든 후에도 홀로 켜져있는 TV에서,
        실로 오랜만에 따뜻한 뉴스가 흘러 나온다
        그것 역시, 잠든 그와는 아무 관계없는 일이다
        그에게는 오직 꿈꾸는 자기 자신만이 따뜻하다

        차라리, 시가 그의 외로운 영혼을 읽어야 한다
        시에게 그것은 그리 썩 내키지 않는 일이지만,
        동시에 그에게 자비를 베푸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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