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즈음 구름을 살피다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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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小雪 즈음 구름을 살피다
문득, / 백록
서늘해지는 절기가 마침내 소설을 쓰려는 듯
만장滿場의 공중으로 원고지를 가득 펼쳐놓은 걸 보면
아마도 대단한 장편을 구상하는 듯
은밀한 내막들이 흩어졌다 뭉쳤다, 환절의 변덕처럼
편 가름이 잦고 몹시 어수선하다
토낀 듯 호랑인 듯 손오공처럼 수시로 변신하는 등장인물들
저 줄거리 속에 대체 무슨 흉계가 도사리고 있는지
오늘은 고작 구상 단계인데도 솜뭉치처럼 엉켜버린
실타래 꼴, 그 실마리부터 궁금증 잔뜩이다
비를 뿌리며 이야기를 도입하려는 건지
눈을 날리며 이야기를 전개하려는 건지
어쨌거나 독자가 건지고 싶은
해피엔딩이면 좋으련만
평화를 꿈꾸다 언뜻 반달곰처럼 곰곰해진 섬나라의 허공을 뚫고 지나치는 소란한 굉음 한 줄기
마치, 38선이거나 휴전선으로 느껴지던 시각
위쪽은 한참을 뭉게뭉게
아래쪽은 금세 흐물흐물
그 반전反戰의 반전反轉은 냉전의 시작에서부터
어느덧 60년을 훌쩍 넘겨버린 동안거
지루한 전운戰雲의 이야기인 듯
마칠 만하면 다시 쓰고 또 쓰다
살아생전 탈고할 지 모를
수만 권 대하소설인 듯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제주의 아기자기한 변화와 생각들,
느끼는 감정들이 깊게 묘사 된듯 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누구나 조금은 중독인듯 합니다.
그런데 생각처럼 안되는 현실을 늘 발견 합니다
시인님은 그런 난관을 잘 극복 하신 것 같습니다.
무탈한 일상에 좋은 행운을 빕니다.
정석촌님의 댓글
가을에 소재는 어찌나 깊은지
살피다보면 너무 빠져 헤어나기 어렵습니다
대하를 엮으시려면
세월 또한 묶어놓고 덤비셔야 할 듯 합니다ㅎ ㅎ
석촌
최현덕님의 댓글
애향심 그윽한 토박이 시인,
백록 시인님!
우렁찬 한라의 용트림 같이 고막을 흔듭니다.
늘 좋은 글로 엔돌핀 주사를 주는 시인님께 합장 인사드립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또 늦어버렸습니다
답글이...
요즘은 뭘해도 허둥대기 일쑤입니다
어제도 쓴 술 잔뜩...
일일이 답하지 못함을 혜량하소서
두무지 시인님
정석촌 시인님
최현덕 시인님
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