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기다리는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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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기다리는 일은
잠잠히
보이지 않는 것들을 바라는 일
어둔 흙 속의 질문들
그 대답으로 온 파릇한 새순을 바라보는 일
회향목의 발 끝을 적시며 흐르는
도랑물의 마음을 읽다가
삶을 다해 읽어가다가
잠시 발목을 담그는 일
오래
미루나무의 자세로 서 있는 일
미루나무 정수리에 앉아 하늘을 우러러 웃는
산비둘기의 눈을 닮아가는 일
낡고 바랜 어머니처럼
가을이 지는 오후
문득 플라타너스 이파리가 나부끼면
당신이 왔다고
편지처럼,
도착했다고
어린 마음이
묵은 마음이
정갈한 글씨로 답장을 쓰는 일
먼지를 떨어버리고
얼룩을 씻고
잠을 지워버린
그러나
죄없는 초록의 마음이
민들레 홀씨처럼, 자유롭게
시를 날려보내는 일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바람을 기다리는 속마음을 멋진 시향을 버무려 꺼내 놓으셨네요.
건강 돌보시면서 좋은 시 많이 빚으십시오.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무진장 더운 날들입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늘 관심어린 말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