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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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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30회 작성일 18-10-2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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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詩 / 백록  




난 시인이기 전에 ‘고추 먹고 맴맴’을 따라하던 꼬맹잇적부터
흉내를 곧잘 내는 독자다
지금 난 가난한 시인이 되어 아름다운 나타샤를 훔치며
백석의 호흡을 표절하고 있다


푹푹 눈은 아니 오고 대신 축축 비가 나리는 날
어쩜 모가지를 빼고 기다렸을 나타샤는
내 첫사랑 백옥 같은 살결이거나
혹은 하얀 레인코트를 입고 올 것이므로

아직 눈은 아니 오고 비만 축축 나리는 날
흰 당나귀 대신 흰 차를 빌려 타고
그날 그 기슭으로 가자


비는 축축 나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소주를 마시고
하얀 한라산을 마시며 생각한다

비는 축축 나리고
나는 내 첫사랑을 생각하고
내 사랑은 벌써 와 솔짝이 내 속을 살피고 있다
그날 그곳으로 가는 것은 여기가 싫은 것이 아니다
여기는 이미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비는 축축 고이고
내 첫사랑은 어디선가 나를 사랑하고
백석의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마냥 좋아서
틀림없이 응앙응앙 울 것이다 

비는 축축 고이고

억새꽃 흐드러지던 그날 그 기슭 흰 노루도

따라 울 것이다. 너무 좋아서

으억으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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