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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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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197회 작성일 18-10-09 09:57

본문

가을이 오면

                         나싱그리


흙에서 갓 모습을 드러낸
고구마의 이유 있는 외모에 대하여 생각한다
서리가 엄습하기 전
수확을 서둘러야 한다고
농사에 일가견을 이룬 일흔의 누님은 참견한다


고구마를 캐면서
아담하게 생기지 못한 너를 탓한다
날씬하다 못해 가느댕댕
키만 멀쑥한 고구마, 땅 속 아래에서
넘 길쭉한 고구마를 뽑아내며
왜 고구마는 이렇게 자랐을까 궁금해한다


지나가던 우씨는 가물어서 그렇다 한다
물을 빨아들이기 위해 깊게 뿌리를 내리느라고
이런저런 생물학적 지식을 동원한다
304호 아저씨는 복합비료를 너무 깊이 묻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먼 이웃 신농씨는 그런 유전자를 타고난 종자가
있을 거라는 그럴싸한 이유를 단다


가을이 오면, 고구마를 캐며
보통사람들의 이유 있는 삶을 생각한다
저녁이 있는 삶을 소망하는
이유 있는 청원을 생각한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구실까 하며 읽습니다만...
고구마의 사연을...
고생과 고생으로
이랑에서 고랑으로 파고든
그 모습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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