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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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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강만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84회 작성일 18-10-09 12:39

본문

 

 

 

 

하루 종일 땀에 절인 몸에 소주를 들어 붓는다

살았던 잡내를 잡는데 넣는 술의 레쉬피는 모두 다르다

속이 상해서 유독 비린 날에는 세병 반,

아직 살아 팔팔한 날에는 딱 한 잔으로도 잡히는데

그저 육질을 부드럽게 하는데도 술이 쓰인다

 

국물이 쫄아들고 남은 당면 가닥들이 살이 올라

남비 밑바닥이 개인 날의 흙바닥처럼 징그러워지면

짚으로 묶은 고깃덩어리처럼 쭈그리고 앉아

담배 연기를 피워 올리며 또 하루를 훈제 하는 것이다

 

줄줄이 비엔나처럼 가공한 나날을 헐어서

칼금을 넣는 아내의 눈꼬리가 칼끝처럼 올라간다

유독 짠맛이 나는 비상금을 꺼내게 만드는

아이의 손바닥은 한번 따면 그만인 스팸 두껑이다

애인의 도시락에 담기는 꿈을 꾸느라

김처럼 눅눅해진 어둠을 뒤집어 쓰고

한 가닥 베어낼 틈새를 그려보기도 한다

 

번듯한 생존의 부대에서 먹고 남긴 잔밥이라도 좋다

쓰일데 다 쓰이고 버려진 생에 소금간을 하고

매운 숨결에 그을린 뒷고기면 또 어떠랴

나 오늘 소시지처럼 살을 붉히고  누워

아내의 속을 부글부글 끓이며 익어가는

이 저녁의 메인이 되었으니

밤하늘의 별처럼 쏟아지는 젓가락 끝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데 나는 간지럽다

 

훈제된 감각들이 한 젓가락씩 깨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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