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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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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브르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79회 작성일 18-10-06 04:22

본문

천국에서 온 편지/안한승
       


그녀가 떠나간 빈 자리,

아파트 우편함에 먹장구름이
드러 눕자
길게 줄지은 겨울 철새 군단의
깃털들이
쟂빛 편지 한 쪽을 창공에 수놓는다

''그대 기억하나요
시베리아 평야보다 더 넓은
바이칼호수보다  더 깊은
백두산 개마고원의 녹음보다 더 푸르른
우리 둘만의 그날밤 약속을

사랑하는 그대여  느껴보세요
동해바다 해금강이 울산바위에
흔들리는 모습을
임진강나루터에서 입질하는
물고기들의 금빛 비늘이
휴전선 노루길에 솟구쳐 오른 사연을
서해대교 파도소리들이
저녁노을에 피신한 채
붉게 타오르는 이유를

사랑하는 그대여 말해주세요
하늘을 배신한 천사가
철새로 변한 사실을
금지된 사랑에 취한 철새가
날 수 없는 사랑새가 된 법칙을
사랑새 한 마리가 지옥과 천국 사이에서
방랑하는 진실을

그대여 이제는 잊어주세요
강화도 선착장 철새 군락지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편지 한 통의 의미를
인연이라는 억 겁의 세월을
버텨야 하는 모순된 진리를,

첫 눈 오는날
그날 밤 그 약속처럼
여전히 당신을 사랑하는 사랑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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