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국의 추억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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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국의 추억 여행
안한승
십대는 주로 콩나물국에 밥을 말아 먹는다
노란 비타민c정액에 정복당한
혓바닥 모세혈관들이 밥알맹이들과
뒤섞여 밤새도록 엉덩이춤을 춘다
이십대가 되자, 콩나물은 해장국으로 변신한다
천오백년전 북만주벌판을 호령하던
옛 고구려병사들의 용맹한 함성들이
아스파라긴산 잔 뿌리가 되어
푸르른 청춘의 숙취 속으로 파고 든다
중년의 콩나물은 아귀와 함께 내세 순례
여행길에 나선다
성큼 다가온 사오십대의 노화가
만리장성 고비사막을 넘어
비단길 계곡에 다다르자,
죽은 아귀의 옆에 서 있는 새콤 매콤 아삭한
콩나물의 식감 속으로 천만광년을
이겨낸 히말라야의 별빛들이 부서져 내린다
어느덧 육십대 노년에 접어든 콩나물국,
그 탱글한 기억속으로 추억 하나가 스며든다
''십대 때는 공부를 했습니다
이십대 때는 돈을 벌었습니다
삼십대에는 사랑했습니다
사십이 오자 헤어졌습니다
오십대에는 그저 죽었습니다
하지만 육십이 되는 어느 봄날 다시 살아났습니다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당신의 혀와 위장과 대장을 사랑합니다
저를 가져주세요..
어디선가 문득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세찬 빗줄기 늪에서 갓 태어난 콩나물
뚝배기 한 대접,
민 낯으로 불끈 일어나 이렇게 중얼거린다
''백세시대라는데
칠십까지 살런지 어쩔런지.....
댓글목록
은치님의 댓글
콩나물 국밥 진짜 맛있습니다.
자주 해 먹고 백세 까지 해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깊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브르스안님의 댓글
시골마을 가을 새소리가
오솔길을 걷고 있네요
배고픈 가을 새에
용기주는 댓글
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