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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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둘/창문바람
열하고 아홉, 여름의 끝에 서있다.
내일이면 먼 곳으로 떠난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바람은 오히려 더 살에 스며든다.
그 바람속에 네가 있었다.
너는 양팔을 벌리고 실없는 소리를 하며
내게 작별인사를 한다.
마지막.
이 단어에 마음이 아렸지만 티는 내지 않았다.
그럴 나이였으니까.
그리고 너를 더 이상 못본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았다.
용기가 조금이라도 있었더라면 너를 품을 수 있었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너는 내가 간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스물하고 둘, 여름의 끝에 서있다.
여름도 가을도 아닌 것 같은 지금 계절에 부는 바람은
덥지도 춥지도 않아 코 끝을 찡하게 한다.
이제 좀 네가 없다는 것이 실감나는 나이.
내가 좋아했던건 세상에 하나밖에 없었단 걸 깨달은 나이.
많고 많은 사람중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너.
너의 얼굴은 그때보다 희미하나
너의 이름은 오히려 선명하다.
네가 불을 지핀 마음은
네가 없어서 식을줄 알았건만
오히려 가스불 끄는 걸 잊은 찌개마냥 더 끓고있다.
새까맣게 탈까 걱정이다.
스물하고 둘, 아직도 너를 심하게 앓고 있다.
네가 미소짓던 예전보다 더더욱.
댓글목록
꿈길따라님의 댓글
시인님의 시상에
잠시 머물다 갑니다
고유의 명절 추석 잘 보내세요.
늘 건강하사 향필하소서!!
[꿈길따라] 은파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