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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항해하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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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소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5회 작성일 18-08-20 09:53

본문

`

 

 

                                      하늘을 항해하는 꿈 




1  

태양이 진종일

구름 뒤에 들락거렸지만

우리의 눈빛은 보석들처럼 단단하게 빛났다

희미한 경고음 같은 가을 바람이

어둠 속에 홀로 휩싸여 돈다

누군가가 먼저 떠난다면

어느 정도의 추모 형태를 요구하게 될 것인가

밤과 낮의 단조로움은 타임도 없고

교체도 없었다


2  

어느 가까운 시점의 미래 속에

버려진 깡통이 무심히 빗물을 채우듯

꼬마 외야수가 높이 치켜든 공을 바라보리라

엄마 잡았어 하는

야구장이 어떤 과거를 포위해 버렸는지

이해할 수 없는 계획에 따라

집으로 가는 중이고

진실을 살짝 꼬아서

핸들 뒤로 더 멀리 등을 구부리고

길가에서 깊숙이 물러선 노란 언덕 집으로

느릿느릿 흘러갈 것이다 그리고는

뻣뻣하게 서 있는 유년의 사진을 기억해내곤

룸미러에 아이와 두 눈을 맞추어 말하리라

예전에 네 아빠도 너만했을때

멀리서 공을 아주 잘 잡았단다


어느 신의 이름 아래 천사처럼

뼈대가 굵은 날개를 접고

창문 뒤에 흘러가는 한 남자가 문을 열어 줄 것이고

그녀의 품위는 여전히 불운을 만날

일도 없을 것이다


3   

이제는 사라져버린 미래의 그 길에서

기다리고 있었을 그 아이는

당신의 표정과 나의 눈빛을 닮을 테지요

엄마라는 애정 어린 이름으로

중년의 커튼을 내린 채

칵테일 종이우산을 접어보는 스카이 라운지

묻히기 위해 자라는 풀 많은 땅들의 기록도

훑어볼 것이다


해안가 녹슨 쇠말뚝에 붉은 노을이 매이면

그대 가늘어진 눈가에 머리카락을 치워

귓등을 넘겨 주는 일이겠죠

그럼 나는 이 단발머리가 좀 더 길게 자라면

그때 가 볼래


4   

과거라는 또 한 겹의 옷을 걸치면

또 다른 이름으로 만나게 되겠지요

어색하게 쑥쓰러워 하면서

어쩌면 서로를 살피겠죠


5   

뾰족탑 모텔과 거대한 네델란드 바람개비 해변

이야기는 그렇게 수많은 길을 품고 회전하고

결말만은 늘 똑같았다


공주님 안녕하세요


6

다닥다닥 붙은 포도송이가 너무 익어

서로를 밀어붙이면서 터져버린

포도알 같은 실눈으로 서로를 바라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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