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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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맥과 계곡이 공모해서
흘려보내는 강가의 편의점 구석지
컵라면이나 까고 있을지도 모를
내일에게 거듭해서 겁먹고
반쯤 생기다만 우락부락한 알통 근육 알바생
눈치나 봐가며 후르륵 불던 그 시절
보도블럭에 출렁거리던 저녁이거나
여러날 계속된 폭우에 익사할까
피난나온 지렁이들이
비둘기떼 끼니로 제공되던 아침이거나
밤이면 아무렇지도 않게 웃음을 곁에 걸어두었다
도데체 기억은 어디서 오는 걸까
어지럽게 섹시한 올드팝송 카사브랑카는
얼음조각 위스키에 섞이면서
손가락에 이슬방울을 떨군다
2
저 아래 자본주의 발길질에 걷어차이다가
감방 창살에 무죄를 매달고 나온 저들은
도시라는 까칠한 샌드페이퍼에 갈려 나간다
그들의 몰락을 꿰뚫어보는 자는 드물다
저 경계의 레이더 시선을 삼키는 스텔스기다 나는
문장으로 투하되는 기억이다
생각의 소각장 키보드
간략한 줄거리만 읊어대는 시
기억은 스스로를 위한 변명거리를 생산한다
밤의 저편으로 걸어가는
크리스털 꽃병에
투명한 드레스를 걸친 락일락
목덜미로 구부러진 기다림을 기계적으로 소비한다
시간이란 향기이므로
다가서는 저들의 단조로움 걸음에도
늘 커다란 눈동자를 만들곤 한다
3
확고한 획일성으로 구축된 도시를 잠시 뒤흔들 것이다
캄캄한 이 시대를 뚫고 날아올 탄두 하나 주문했다
말라 비틀어진 고약한 검버섯으로
씰룩거리는 저 보스 녀석
아르마니 양복이 칼을 세운 밤의 세계 그 뒷골목
불길한 법률용어가 위스키 잔에 섞여 있다
물음표가 크게 출렁거리더니 곧 파도가 된다
언제나 앞만 봤다
앞을 선점한 강자의 등짝만 봤다
테이블 윗자리는 늘 습관이 앉았음으로
가슴에 이는 소란스러움이 한눈에 걸리는 빌딩
안전과 목숨줄에 사이 이해득실이 끼어들어도
이제는 더 이상 생생한 현장감을 주지 못한다
지정된 오늘 살생이 싹 해결해드립니다가 방문 할 것이다
창문 너머로 자꾸만 맞은편 빌딩을 뒤지게 한다
4
수없이 깜박거리기 시작하는 네온사인 속에
붉게 짓눌려 있던 아케이드를 따라 수평으로 날린다
피웅을 떠나 보낸다
지불 능력을 넘어서는 손댈 수 없는 낱말 중에 하나다
길쭉한 소음기를 뒤로하는 반동을 딪고
뛰쳐나간 저 피웅
원샷 원킬의 중력과 공기방울의 포물곡선을 헤엄치며
유리창 구멍을 통과한다
지상에 피우는 노을 꽃송이 하나 쓰러진다
창문에 달덩이도 구멍 하나 생겼다
그들 머리 위에 법률 구름도 걸음을 멈춰 세우고
액자틀 풍경으로 끼워진다
살생이 싹 해결해드림니다 이로써 계약 하나 끝났다
피아노 건반 갯수 만큼만 채우기로 했다
44개 딱 절반이지만
도로변 인터넷 케이블선에 부는 바람소리 같이
이 계절이 가 봐야
별볼일도 없다
저마다 자기 형편에 맞는 권위 등뒤에 숨기를 원할 뿐
핵폭탄 세일에서조차도
끄떡없던 허섭쓰레기 하나 삭제 시켰다
5
마우스 화살표을 휘젖듯이
커튼을 치고 클래식
기타 케이스를 정리한다 집에 가면
개구리 샤워 커튼 사이 노란 오리 장난감 태엽이나
넉넉히 감아줘야 겠다 녀석들도 오늘 하루가 심심했을테니
물장구치는 욕조의 수돗물도 따뜻해지는 7월
시의 발톱과 날개란 한 마디로 뵈는 게 없는 거다
하루 하루 풀칠하는 도배공처럼
현실이라는 이 벽에
이미지를 눌러붙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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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주문을 해도 될 것 같다
오늘 같은 밤이 지나고 나면
나 자신을 주문하고 싶어지겠지 피웅
QLED TV라도 되는지
뚫어져라 바라보는 방금 전의 보스
목성의 고리테를 두른 머리
광물질의 시간으로 진행되는 사물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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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존재한다는 심증은 있어도
형체는 안개와 같아서 그가 누구인지
다만 비 그친 간이역 역장만이 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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