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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으로 가는 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초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337회 작성일 18-07-19 13:09

본문

저녁으로 가는 길


기상예보는 용케도 빗살을 불러냈다
줄줄 흘리는 우산을 털어낼 틈도 없이 올라탄 버스
좌석은 여유로운 만큼이나 싸늘한 긴장이 쳐다보았다
기사에게 다가선 민소매 여인이 치근대어 
반 쯤 일어서 손을 뻗어 에어컨 공기조절구멍을 닫아 주었다
버스는 출발하였고 모두들 스마트폰에 몰두하였다

꿈틀거리는 적막함이 차창밖을 내다보았다
구원을 요청하듯 팔을 내젓는 가로수가 언듯거렸고
무관심의 유혹에 애써 눈을 깔아 내렸다
멀리 못간 다음 정류소은 종점이다

우산을 펼쳤들고 저녁으로 가려다 말고 뒤돌아보았다
설핏 떠오른 심상이 이끄는 대로
겨드랑이에 목발을 끼고 서 있는 키 작은 나무에 다가섰다
반가워 웃는 지 서러워 우는 지 훌쩍이는 조그마한 잎새들
찢겨져 간당거리는 가날픈 가지 하나를 분질러 주고
비에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비는 잦아들고
흠뻑 젖은 바짓가랑이를 타고 스며든 빗물
질퍽대는 소리를 끌고 전철역 통로로 내려갔다
늙은 사내가 고개를 숙인 채 내민 빈 모자에 모처럼
저녁 한 장을 넣어주고 반대 통로로 나왔다
골목길에 주차된 승용차 밑에 웅크린 고양이의 시선이
꼬리를 치켜 세우고 편의점까지 뒤따라왔다
컵라면을 계산하는 젊은 청년 뒤에 서서
오늘 저녁거리를 고민한다

댓글목록

한뉘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일상입니다
저녁 퇴근 길
마감하는 하루에 시인님의
고운 시선이 곳곳에 가득합니다
민소매 여인, 키 작은 나무, 늙은 사내
웅크린 고양이, 젊은 청년 그리고 화자이신 시인님
스쳐 지나가는 일상 속
따뜻한 시선
저녁으로 가는 길이 붉은 노을처럼
감사히 읽고 갑니다
오늘 저녁 시선은 시인님의 시선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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