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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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물리다
아무르박
아들의 늦은 귀갓길 벤치에 앉아
담뱃불을 붙인다
위험은 예측하는 거다
당부를 하였는데
이삿짐 차의 사다리는 밟지나 않았는지
새벽에 쏟아붓는 비가
아스팔트를 적시고 있었다
작업복을 벗어 던지고
노모는 기다렸다는 듯이
아들의 작업복을 받아 손빨래하신다
구정물에 손을 담그시고
빨래를 하는 뒷모습이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 할 산 그늘이다
이제부터 용돈은 없다
군대를 다녀왔으면 네 힘으로 밥벌이는 해야지
그 말에 못이 박혀 월말이 오면
이제 막 술맛을 배우는 나인데
연애를 한다면 커피값은 있어야 하는데
책은 소장했을 때에 그 값을 알만도 할 텐데
지갑에서 불쑥 손을 내민다
할머니의 막걸리
아버지의 짱구 과자
엄마의 초콜릿
비닐봉지도 아까워 품에 안고
어둠을 밟아 오는 아들의 얼굴이 밝다
돈 벌어 왔어요
짱구를 불쑥 내미는 손끝에
저녁은 먹었냐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목소리가
종종걸음으로 골목 어귀로 사라진다
댓글목록
꿈길따라님의 댓글
[아무르박] 현시대를 풍자한 시
부모 마음 고스란히 담겨있는 시
남의 일 같지 않는 이웃 이야기
가슴을 짠하게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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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부모님에게는
언제나 나이가 들어도
기정사실의 근심덩이
잘되었든 못되었든 간
절망꽃 되었다 희망꽃
희망꽃 이다 절망의 꽃
이렇든 새옹지마 되련만
개개인 모두 각기 인생사
울고 넘는 희로애락 속에
어찌 됐든 자녀는 열맬세
잡초인님의 댓글
부르면 부를 수록 정감가는 언어 아버지, 그리고 엄마,정겹고 애타는 여운이 하해와 같습니다. 좋은글을 접하게 해주신 마음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