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대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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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대숲
남도에는
대숲이 많다.
무릎 아래 잡풀도 없이
정갈한 바람결 따라
단 하나의 명상만을 바사삭바사삭
일렁이고 있는 곳.
구름이 부르는 대로 가는 나그네도
갈 곳을 배워 꼿꼿하게 돌아가는 곳.
남도를 걸어서 떠다니는
방랑자들아,
대나무 마디마디마다
곧게 새겨진 가르침을 들었는가.
바람을 좇아 떠돌지 말라고.
기다리면 다 다녀가게 마련이라고.
잠시 품었다 내어주면
또 다른 바람이 찾아오는 것을.
해지는 남도 곳곳에는
흉내 내듯 흔들리며
제 갈 길 찾아가는 이방인들이 많다.
남도에는
대숲이 많다.
마른 나뭇가지 하나 없이
숱한 비바람을 이겨내는 곳.
세파에 지친 청춘이
주먹 움켜쥐고 인생을 다잡는 곳.
남도의 억센 삶을
헤쳐나가는 사람들아,
대나무 잎새 하나하나에
푸르게 새겨진 가르침을 읽었는가.
세찬 바람은 담아두지 말라고.
담으려다 부서지지 말라고.
마냥 몸을 맡기다 보면
제풀에 못 이겨 그냥 가버릴 것을.
밤 깃드는 남도 어디에서든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으며
내일을 기다리는 꿈들이 많다.
댓글목록
임기정님의 댓글
남도 대숲 잘 읽었습니다
저 역시 남도 대숲에 가 보다보니
공감이 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