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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에로의 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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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소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92회 작성일 18-06-28 09:58

본문

`

 

 

 

1


할당된 붉은 스프레이 음표들이 흐느낀다

전기톱날이 윙윙 지나가는 소나무 숲

재선충까지는 잘라내지 못한다,며

톱밥 가득한 안전모를 털었다

아직도 그 옛날에 소속된 산간 마을

하늘은 팽팽하고 구름은 둥글했다

사람들은 계속 일터로 나가고

생일을 축하하면서 계속 살아가죠

애초부터 부여받은 본능이니까요
어디로 돌려야 할지 모르던 막막한 시선은

니코틴 연기 꼬리나 잡다가

어지럽게 벗어 던져진 무거운 안전화처럼

자빠져 잠든다

눈주름은 친절에 넘치는 노년을 향해

낮은 단조롭고

밤은 평온한 꿈을 꿀 것이다 그렇게

절망조차도 아름답게 반기던 그 곳




2


한 번 더 거지꼴로 다닌다 해도

경험이 있으니까

더 쉬울까도 상상해 보며 꺽는다

위스키는 거룩함과 위로를 내준다

이 목구멍을 통과하려고

18년을 기다렸다는 오크나무

통속의 어둠과 컴컴했을 시간을 떠올린다

실직과 일자리라는 거대한 맷돌에

갈리던 청춘을 지나왔다

돈키호테 놀이는 좀 벅찬 나이가 됐고

시에로의 망명 신청서에

우표나 붙일까,하는 겁나는 생각뿐

시에라리온의 다이몬드 사냥터

AK47 돌격소총 방아쇠에 건 손가락도

그럴싸하게 멋쩌 !  보이긴 했다

오래된 담쟁이 덩굴이

노란 벽돌집을 움켜쥐고 흔든다

갈비뼈 밑에는 점심을 건너 뛴

후유증이 날뛰고




3


양떼 구름이 풀을 뜯는 언덕

낮게 걸린 달이

버석버석한 억새풀에 베이며

얇은 비명을 뿌린다

검은 그을음 속에

양가죽 시작노트가 불꽃을 읽어내린다

그 소나무 숲, 그 음표처럼

힘없이 무너지는 내 목덜미에

가느다란 달도 사라지고

이슬비만 하얗게 쌓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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