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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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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가득찬공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87회 작성일 18-06-21 19:07

본문

<공터> 

 

하염없이 잠이 쏟아지던 시기가 있었다

눈꺼풀을 열고 닫는 순간마다

세상의 모든 빛이 찬란하여 눈이 멀었고

찰나에 다가오는 어둠을 감사히 여겼다

눈을 감는 시간은 길어졌고

그대로 영원히 멈추기를 원했다

 

눈송이가 휘청거리던 어느 날

눈밭에 누운 흰 무덤을 만났다

그 속에는 한때 예리했을 등을 가진

고양이가 웅크리고 있었다

감지 못해 부릅뜬 눈

간절히 뻗은 앞발의 부러진 발톱

수많은 발걸음이 곁을 지나쳤지만

고양이는 시간 속에 박제되었다

하얗게 지워지고 있는

공터가

그곳에 존재했다

 

쪽창문 너머의 달마저 눈을 감는 밤

나는 방 한가운데 웅크리고 가만히

그때의 광경을 하염없이 지켜봤다

죽어가고 태어나기를 반복하는 도심지

그 그늘 속에서 숨소리만 희미하게 고여 있다

그것이 나의 전부였다

 

나는

하나의 가느다란 숨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땅에 누운 모든 것들이 흙으로 돌아가듯

아무것도 아니고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는

그렇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으리라

그런 간절한 소원을 빌었던 적이 있었다



****

이곳에 좋은 시가 너무 많은거 같아요

감사해요

여기서 많은 위안을 받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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