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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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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436회 작성일 18-06-19 15:27

본문


구메밥

   활연




  연꽃 씨앗은 차돌
  웅크린 태아를 꺼낼 수 없어

  척박을 더듬거리는 심줄
  뼈와 살을 구하러 긴 발 곧추서야
  손바닥 햇살 받아먹고 내내

  문드러지고 썩어야
  수면에 펴는 한 뼘

  썩는 건 촘촘해지는 거
  서로 껴입는 꽃은 구역질에서 온다는 생각

  폐가의 아침을 기침하는 꽃은
  햇빛 모서리 깎고 부리로도 쫓아댈 수 없는
  차돌 심장 안에 후생을 넣어두었을까

  허물어진 어미의 몸에서 젖줄 흐르면 기어 나와 오래도록 감은 전생이 마를 때까지 부유 부패한 것들이 가라앉을 때까지

  뚜껑 열지 말라고
  뼈 없는 소문 새나가지 말라고
  껍데기 부르터야 움트는 거라고

  이승 골방에 구메밥 넣어주듯
  죽은 어미가 씨방 깨러 왔다가
  잘 익었나, 잘 썩었나
  수박통 퉁겨보듯 하시다
  간밤 그냥 가시었다




* 구메밥: 감옥에 갇힌 죄수에게 벽 구멍으로 몰래 들여보내는 밥. 사식(私食).





댓글목록

잡초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활표 시어들은 언제 들어도 늘 새롭고 찰 집니다. 아직 모자란 습작생으로 벅차고 힘들지만 조금씩 얻어가는 것들이 있어 늘 감사 합니다. 오늘도 구메밥 한 끼 얻어먹으며, 고마움을 놓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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