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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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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923회 작성일 25-05-24 08:26

본문

 

  꽃들에게




  침침한 눈을 들어

  사무실 유리창 너머 공장의 마당을 바라보던

  따순 두 시의 오후, 눈처럼 휘날리며,

  아무도 모르게 말을 걸어오던

  허공의 벚꽃잎들에게


  아따 저 하얀 꽃잎들 보소,

  저녁으로 코다리찜을 먹은 후 함께 걷던,

  아내의 가느다란 어깨와

  새치 희끗한 머리 위로 내리부으며

  문득 대답처럼 왔던 꽃들에게


  걸어도 걸어도


  어떤 사욕도 없이

  이불처럼 우릴 덮어주던 꽃송이들에게


  그 날 어스름 낀 저녁의 수평선 위로

  하얀 물결의 꽃잎들을 축복인 양 떨어뜨리던 나무에게


  고맙다.


  허름한 우리 생의 배경이 되어줘서.

  내 아내와 내가 걷는 외톨진 길의 위로가 되어줘서.


  그리고 

  힘겨운 날 낮게 부르던, 

  한 소절 노래로 남아주어서.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듯한 느낌 입니다.
귀한 추억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늘 건필하소서, 너덜길 시인님.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맙습니다.
회사의 운동장으로 내리던
벚꽃들의 아름다운 모습에 취해,
기억 속에 담아 두었다가
써 봤습니다.
좋은 주말 되시길.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볼그스름하게 부푼
오월의 장미보다도 더 싱그러운
행간에 제 마음을 투영해 봅니다.

무겁던 마음,
덕분에 힐링하고 갑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맙습니다.
답변이 늦었습니다.
회사 일에 바쁘다 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는,
꽃처럼 나를 밝혀줍니다.
늘 건필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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