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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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짜리 기억을 검색하는 사이
뚝뚝 혼자 남겨진 눈물 방울이 있다
어린 시절을 안고 흐르는 시간은 뺨을 타고 흘러
키를 재던 창틀 아래 떨어진다
쓰다듬듯이 표시를 붙인 지층이 노후를 감당하기 너무했나 보다
고층 빌딩이 수직으로 자른 하늘이
그곳에 머물던 웃음과 눈물을 현실로 되돌린다
술래에게 들킬세라 애써 낮춘 숨소리
잃어버린 시간은 가슴께에 차오르고
오존층 구멍, 도마에 깡깡 거슬리게 토막내는 대파는
계절을 한 바퀴 돈다
길 위에는 엹게 남은 사람 모양
흰 스프레이 선이 그려져 있다 요즘은 아스팔트가 낙서장인가 하면서
시는 또 왜 이렇게 짧아진거야 종이값이 비싸졌나 의심하면서
뚱뚱한 앞치마 아줌마가 요람에 아기를 태우고
곁눈질을 곁들어 요리를 한다
추억은 저금통이 아닐까
행복을 저축하세요 거기 사는 작은 주인공들
건너편으로 시체라도 옮기시나, 거대한 트렁크 꽃송이
담쟁이덩굴 집이 정신없이 좁아져 보인다
광자 하나가 태양을 벗어나려면 1천년이 걸린다 했던가
저음의 허스키 보이스, 자기야 쫌만 더 기다려, 다왔어
눈동자가 반짝이 옷을 껴입고 있다 선글라스 아가씨
양자 상태의 확률 구름이 튕겨진다
4광년의 센타우루스 알파 자리에 도달했을까
창밖은 오후의 나른한 햇살 그늘속에 묻혀
이산화탄소의 한숨으로 변해 버린다
어째서 무대가 이렇게 좁을까
모든 운동이 정지된다는 절대 온도 -273.15
클래식 배경음악이 문밖으로 나가면서 아휴 더워 죽겠어
행복은 지옥 곁에 있어야 제맛이겠지
작은 뿔들이 튀쳐나온 이마와 날카롭게 정돈된 송곳니에
삼지창 꼬리를 찾아나선다
밥먹게 되면 타협되는 고통일까
빈부의 불화는 진부하지만
여전히 나는 부동표와 같은 존재일 뿐
모든 것은 어둠 속에 몸을 낮추고
잔물결 위에 빛의 입자는 털을 세운다
나뭇잎을 쏴아아 쏵 씻어대는 빗소리도
왠지 낡고 찌들어 보인다
먹기 싫으면 됐어 나 혼자서 먹을 테니까
오래된 집은 더 오래되어 가지만
샌달로 맞아봤어
뉴욕 시간은 알아서 뭐하게
칸나가 빨간 꽃을 피우는 계절이였을 것이다
세포가 벗겨져서 떨어지는 소리는 기억하고 싶지 않다
딸기쨈을 얹은 식빵의 딸기 입자가 씹히는 촉감을 집어들고
거울을 노려보는 시간도 길어졌다
시큼한 시간의 검은 비구름이 퍼져나간다
지하 노래방 입구에서 차오르는 유행가와
거미줄에 걸린 작은 별들이 비를 맞으며 녹슬어간다
양쪽으로 짙어지는 가로수
무기질의 시간 속에 밤하늘은 드넓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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