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辭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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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사표 / 안희선
제 아무리 시라는 옷걸이에 그럴듯하게 글을 걸쳤다고 해도...
시라는 이름으로 은연중(隱然中) 시인 자신을 돋보이려 하는 글
일부러 독자로 하여금 시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게 하는 글
시인 자신도 자신의 글이 무얼 말하는지 도통, 모르는 채 쓰는 글
시로서 독자에게 제공되는 보편적 감동을 전혀 담지하지 못하는 글
시인 자신의 신세 타령, 혹은 푸념에 불과한 글
시인 자신의 입장만을 앞세우는, 종교판의 설교 같은 글
인생에 관한 섣부른 가르침의 교훈, 혹은 잠언(箴言) 같은 글
아무런 비판없는, 기사(News) 같은 글
생활잡기(雜記), 혹은 생활일기(日記)의 수준에 머무는 글
헛헛한 그리움 내지 사랑타령에 불과한 글
시인 자신에게나 독자에게 보다 성숙한 삶의 계기가 되지 못하는 글
시와 시인,독자 혹은 평자(評者) 상호간의 신뢰를 파괴하는 글
총합(總合)해 말하자면,
한 마디로 시라는 이름으로 아예 없어도 되는 글이란
몇 가지 생각
그런데, 내 글의 대부분이 그러한 범주(範疇)의 것이어서...
내 마음대로 시인사표를 쓴다
(임명장을 받은 적도 없고, 수리해 줄 곳도 없지만)
Age of Loneliness
댓글목록
마황a님의 댓글
문학의 최고 정점은 시라고 생각합니다.
문학에는 시, 소설, 동화, 수필, 일기 등이 있습니다.
가장 기초가 되는 문학장르는 바로 시이며 모든 글의 압축입니다.
위 안희선 시인님께서 시로써 보여주신 내용은 개인적인 의견일 수도 있습니다.
시를 하는 건 문학의 근원을 흔드는 일이며 예술과 달리 차원 높은 경지의 표현이라고 봅니다.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가장 기초가 되는 문학장르는 시라고 하셨는데..
저는 조금 생각을 달리 합니다
詩는 諸 문학장르 가운데 <기초가 아닌> 가장 進化된 장르라는 것
* 그리고, 위의 졸글은 시가 아닙니다, 전혀
- 시로써 보여주었다고 하셔서
허접한 넋두리에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마황a님,
<사족>
이 졸글은 사실.. 저 자신에게 한 말임을 (고백요)
요즘은 <시쓰기>가 더욱 두려워지기만 합니다
시는.. 결국 시인에 의해 그 평생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
그 언젠가, 제가 말한 적도 있지만
시는 <독립적 생명을 지닌 일종의 유기체 有機體>라는 생각
살펴보면, 태어나자마자 무덤으로 직행하는 시들도 얼마나 많던지요
(그 무슨 낙태도 아니고)
원망스런 시들의 눈초리..
- 니 맘 꼴리는대로 싸질러 낳기만 하면 다냐? 나를 낳은 부모로서 책임은 전혀 없니?
제가 늘 입버릇처럼 말하는, <시인의 시에 대한 무한책임 無限責任>
어차피 한 세상 살아오면서
이때껏 가뜩이나 지어놓은 罪는 엄청 많은데
씻지 못할 업보는 그만 지어야겠단 생각, 듭니다 (시인사표의 理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