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 사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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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 사직서 박해영
요리조리 살펴보고
요모조모 따져본 결과
사직서를 내기로 했습니다
그냥 좋은 웃음만 흘리고 있으면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다는 것도 잘 압니다
당신 뒤에서
당신이 조명을 받을 때마다
은근히 우쭐댄 것도 사실입니다.
젊은 시절에는 나도
그림 좋다는 칭송도 많이 받았는데
당신의 등 뒤에서
당신만을 위한 눈빛과
당신만을 위한 미소로 한 세월 보내다
이제 낡고 바랜 병풍이 되고 말았습니다
당신이 나를 아주 뭉개버리기 전에
병풍을 사직합니다
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병풍을 통해 존재의 가치를
감각적으로 그려내셨네요
병풍이라는 선명한 이미지를 끌어 와
시가 재밌게 잘 읽힙니다.
돌바우님의 댓글
고맙습니다. 여기 오니 시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시를 누가 읽나 하는 자괴감에 시를 팽개쳐 두고 빙빙 돌아왔습니다. 열심히 써 볼까 합니다. 많은격려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