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날 홍두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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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날 홍두깨
괜히 내가 긁어서 부스럼을.
조용히 넘어갈 날, 가만히 있을걸
여보! 오늘이 부부의 날인데... . 라고
기다렸다는 듯
"외식하자, 백화점 가자, 영화 한 편 보고 드라브 하자."
먹고, 입고. 보자
세 가지 다는 못하고 두 가지만 합의
여기까지는 좋았다
아무것도 아닌 말끝에 물고 늘어져 불쑥 홍두깨
"지금껏 살아오면서 당신을 만난 것이 내 인생을 망쳤다." 고
가만히 듣고보니 기분이 확 잡친다
"나 역시 당신을 만나 내 인생 쫄딱 망했다.'"라고
그 후 서로가 묵언수행(默言修行)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이 지나도록
누가 더 코가 세나 고무줄 당기기
저녁때쯤, 아내는 날개 반, 다리 반, 통닭을 주문
나는 소주와 맥주을 사왔다
아내는 닭다리 세 개를
나는 날개 다섯개를
그것도 균형이 맞지 않게 홀수로
넘어질 듯 오뚜기처럼 뒤뚱뒤뚱 살아 가자고
나는 슬쩍 한 개 더 먹었다
가끔은 내 마음대로 날갯짓 훨훨 하고 싶어
양쪽 날개 균형을 맞추었다
이렇게 소소(小小)한 저녁시간을.
댓글목록
대마황님의 댓글
기가막히도록 재미있는 시입니다.
어쩜 이토록 웃긴지...
고마움.
시그린님의 댓글의 댓글
재미있게 읽어 셨다니 고맙습니다
시든 뭐든 읽어 보는 재미가 있어야지요
댓글 감사합니다 ....대마황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