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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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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넋두리하는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47회 작성일 26-04-01 00:36

본문

오늘도 또 흘러가
정해진 페이지를 넘기듯

하루마다
숫자는 조용히 줄어드는데

기억은 이상하게 늘어나
먼지 쌓인 앨범 속 장면들이 빛나 보이는 것처럼

이름 없는 배역처럼 지나가던 길가에
예상하지 못한 하나의 장면

이제 진짜 봄인가 봐

몽실한 벚꽃이
조심스레 고개를 내민 거리에
조그만 날개들이 왠지 바쁘게 날아다니더라

왠지 창밖이 조용해지고
시계 소리만 커져가는

계획에 없던
낯선 시간이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아서

작은 침묵이
창문을 두드리면

익숙했던 장면들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하루를 넘겨
처음본 순간인데 어딘가 익숙해

꿈속의 장면처럼
스쳐가던

봄이 가득찬
바닐라 라테 한 잔의 하루

왠지 모르게 길어진 오후
컵 위로 번진
온종일의 시작

조금 이상하지만
괜찮아
순서가 다를 뿐이야
오늘도 이대로 하루를 넘겨

느리지만
지금의 이 마음 따라 여기까지 온거니까
누가 뭐래도 바꿀 수 없는 사실 하나

내가 걷고 있는
이 자리
언제나 같은 나의 방향





-----<오늘도 후기를 가장한 편지 시입니다>-----



정해진 페이지를 읽어나가듯
같은 일상인데
왠지 낯설었어

햇살이 너무 예뻐서 그랬을까
아니면 길을 걷다
문득 눈에 들어온

갓 피어난 벚꽃 때문일까
작은 장면 하나에
잠시 하루가 문득 멈춰 서 있었어

처음 본 순간인데
어딘가 익숙한 오래전 꿈속의 장면처럼

겨울 끝에 멈춰 선 계절이
그대로 흘러가던

짧은 단편 영화 같았는데
이상하게
길게 이어져

나를 끌어당기던 장면
이름 없는 배역처럼 지나가던 길가에
난데없는

주인공의 등장
그리고
그 거리엔
작고 앙증맞은 날개들이 바쁘게 날아다니던

그 장면처럼
얼마나 예쁘게 피어났던지
아무 말없이
봄을 알려주고 있었어

그 햇살을 닮은 소리가 창문을 두드리면
처음 본 순간들이
어딘가 익숙해서

꿈속의 장면처럼
그려보면서
작은 창문 아래 잠시 머물러

바닐라 라테 한잔의
향기를 담아

왠지 모르게 길어진 오후가
컵 위로 번진
온종일의 고요한 시작을
조심스럽게 담아두고

별에게 쉼표 하나를 띄워보내
그냥 하루를
나누고 싶어서

소란 속 조용히 피는
꽃망울을
띄워보내 보면서

시끄러운 세상 속에서
조용한 숨을 쉬고 싶을 때

고단한 하루 끝에
말없이

여기에 찾아와서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기를 바라고

낯선 길을 헤매다
쉬어갈

따뜻함이길
바라서

매일 지나는 길 위에서
너에게 이야기를 건네 봤어

민경아

오늘 하루도
조금은 편안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내 행운을
이렇게
너에게 전해줘도 될까?
나는 이미 충분한 것 같아서 그래

사랑해

늘 그래왔듯이
네가 너답게 반짝이기를 바라볼게

새벽에 밤이 와도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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