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으로부터 멀리(퇴고)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기억으로부터 멀리(퇴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13회 작성일 25-05-04 21:49

본문

 

  기억으로부터 멀리*

          - 어느 노부부의 이야기




  둘은 44년을 함께 살았다.


  그러니까 우린 무난하게 부부의 삶을 함께했어,

  창밖에 쌓인 눈더미를 쳐다보며 늙은 남편이 말했다.

  그건 당신의 기억이고요,

  기억을 잃어가는 늙은 아내가 대답했다.


  아름답게 늙어가고 있는 여배우 줄리 크리스티.

  오래전 우랄산맥의 수선화와 자작나무 사이를 걸어가던

  슬프고도 행복한 라라를 연기했던 그녀.

  지금은 아메리카의 눈 덮인 침엽수 숲을 지나

  어둠에 잠긴 알츠하이머의 동굴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는 노인을 보여주고 있다.


  그 옛날 사랑을 잃어버린 닥터 지바고의 주인공은

  사랑의 기억이 오롯이 담긴 책, 아이슬란드에서 온 편지,를 

  매일같이 잠들 무렵 읽어주던 남편을 저만치 두고

  기억으로부터 멀리, 그리고 조금씩 사라져간다.


  영원의 빙하 속 공기 한 방울,

  그, 외톨진 공기가 머금은 천 년의 기억.

  하여 생의 시간은 기억에 얹혀 살아가는 것.


  스러져가는 기억과 함께 달아나버린, 

  지난날 샛물처럼 내리붓던 사랑의 감정.

  때론 감정은 불필요한 지나침을 우리들 생활 속으로 데려오곤 했지만

  그, 지나침마저 그리운 황혼의 슬하에서,


  창밖 자작나무엔 어제처럼 눈이 내리시고

  기억은 처벅처벅 눈길 걸어와 현관문 두드리시고.


  잠깐 아주 잠깐 왔다가 가버리는

  너의 옛 기억 속으로도

  사랑이 눈과 함께 내리시어 작은 눈사람을 만들고.


  나의 말간 기억이 너의 흐린 기억에 닿아

  너의 맑디맑은 눈동자 위에 사뿐히 내려앉아

  옛사람이 눈사람과 함께 사르르 녹을 때까지,


  라라와 함께 걸었던 수선화와 자작나무 울창한

  그 옛날의 들길을 걷는다.


  사랑아.


  흐려져가는 기억 위에 희디흰, 자작나무처럼 서 있는

  나의 사랑아.


  너를, 끄집어내련다,

  저기 슬프게 눈감으려는 너의 기억으로부터.




     * 영화 'AWAY FROM HER,(2006년).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멀어져 가는 기억,
너무나 안타깝게도 사랑을 가로막은 치매에 대한 두려움,
사랑을 다시 꺼내고 싶은 주인공들의 감정을 시로 풀어낸 시
마음 아리도록 잘 감상했습니다.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억 속에 담겨 있는,
삶, 사랑, 온갖 감정......
그걸 잃어가는 아내와
그걸 지켜보는 남편.
차마 남 일처럼 볼 수 없었습니다.
공감의 말씀, 감사합니다.

Total 40,992건 50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37562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0 05-15
37561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7 05-14
37560 운영위원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0 05-14
37559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0 05-14
37558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3 05-14
37557
철대문 댓글+ 1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7 05-13
37556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7 05-13
37555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9 05-13
37554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0 05-13
3755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0 05-13
37552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3 05-13
37551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2 05-12
37550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6 05-12
3754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0 05-11
37548
어떤 부부 댓글+ 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2 05-11
37547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5 05-11
37546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0 05-11
37545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7 05-11
37544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9 05-11
3754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2 05-10
37542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8 05-10
3754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1 05-10
37540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6 05-10
37539 손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8 05-10
37538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0 05-10
37537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6 05-10
37536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9 05-10
37535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8 05-10
37534 드림플렉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3 05-10
37533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2 05-10
37532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3 05-10
37531
무주 댓글+ 2
이강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6 05-09
37530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9 05-09
37529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4 05-09
37528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1 05-09
37527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1 05-08
37526 오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3 05-08
37525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7 05-08
37524
라디오 댓글+ 8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1 05-08
37523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6 05-08
37522
댓글+ 6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6 05-08
37521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8 05-08
37520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1 05-08
37519 사랑스런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7 05-08
37518
렘브란트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9 05-07
37517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1 05-07
37516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7 05-07
37515
오이도 댓글+ 2
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3 05-07
37514
짠 사랑 댓글+ 2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8 05-07
37513
오월 댓글+ 2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2 05-07
37512 rlashwn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7 05-06
37511
그 애는 댓글+ 2
이강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1 05-06
3751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3 05-06
37509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1 05-06
37508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3 05-06
37507
이모의 바람 댓글+ 2
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9 05-06
37506 리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3 05-05
37505 사랑스런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1 05-05
37504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2 05-05
37503 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9 05-05
37502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9 05-05
37501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9 05-05
37500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7 05-05
37499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2 05-05
열람중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4 05-04
37497 안개깡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8 05-04
37496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9 05-04
37495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9 05-04
37494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2 05-04
37493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2 05-0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