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점 하나로 담아내시는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평생을 점 하나로 담아내시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주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89회 작성일 18-05-08 19:07

본문

평생을 점 하나로 담아내시는 / 이주원

 언제부턴가 어머니는 등이 구부정한 것이 꼭 물음표를 닮아있었다 아이고 우리 막내아들 왔나? 밥은 뭇나? 배고프제? 못난 자식 반기는 물음표 속에는 밤낮 없는 걱정 긴 세월 동안의 기다림 홀로 남은 적적함 등이 담겨있음이 분명하다 해가 갈수록 어머니는 궁금한 것이 많아지시는 듯하다 댁에 찾아뵐 때도 전화통화를 할 때도 이것저것 안부를 물어보느라 바쁘시다

 아이고 마, 하이고, 만다꼬 이런 걸 사오고 그라노 엄마는 됐다 마, 괘안타, 니 마이 묵그라 싸구려 드링크 상자를 건네받는 팔뚝에는 어느 새 거무스름하게 반점이 번져있었다 한평생 자식들 뒷바라지 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살아오느라 고단하신 그 팔을 이제는 편히 숨 좀 돌리게 두라는 쉼표인지도 모르겠다

 이마에는 물결표가 자글자글하다 모두 내가 파놓은 것만 같아 죄스럽다 맨 위의 물결은 몸이 약해 병원에서 살다시피 하던 4~11살 때 가운데 물결은 삶의 나침반을 잃고 젊음을 낭비하던 18~24살 때 맨 아래 물결은 거듭된 실패로 술독에 빠져 살던 34~37살 때 새겨진 것이리라 그밖에도 잔물결이 여기저기서 찰랑이고 있다 어머니 마음 속 바다는 결코 잠잠할 날이 없다 크고 작은 파도들이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좁은 방안에는 지금의 어머니보다 열 살은 더 어려보이는 아버지 사진이 걸려있다 온통 하얗고 까만 세상에서 웃고 있는 아버지를 볼 때면 어머니의 눈시울은 붉어진다 요즘 들어 눈물이 더 많아지셨다 어머니의 눈물을 처음으로 본 것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이었다 그녀의 볼을 타고 주르르 흘러내리다 똑 떨어진 그것은 일종의 느낌표였다 내는 인자 혼차 남았다! 내 혼차밖에 안 남았다! 현실을 거부하는 자신에게 현실을 직시하도록 일깨워주는 한 줄기 느낌표였다 우리 앞에서 처음 흘리신 그때 그 눈물은 당신 스스로에게 하는 매질이었다

 반찬이 별로 없어가 미안타 오는 줄 알았으모 니 좋아하는 장조림도 해놨을 낀데…… 어머니는 저녁상을 내오시며 내 눈치를 살피신다 아이니더 엄마 맛만 좋구마는 뭔 소린교 내야말로 엄마인테 용돈 마이 몬 드리가…… 모전자전인지 말끝을 흐리는 것도 닮았다 입 안에서 새하얀 말줄임표들이 알알이 굴러다닌다 반찬이 없어도 전혀 싱겁지 않은데 국이 없어도 전혀 퍽퍽하지 않은데 아무리 씹어도 말줄임표들은 더 잘고 더 많은 말줄임표로 부서지기만 할 뿐 목구멍이 꽉 막힌 듯 도저히 삼켜지지가 않는다

 이제 어머니의 문장부호를 어느 정도는 알 것도 같다 내겐 그저 흰 종이 위 까만 얼룩일 뿐이었던 그 삶이 실은 당신께서 온몸으로 평생토록 쓰신 한 편의 글이란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아직 읽어보지도 못했는데 바람은 야속하게도 쉴 새 없이 책장을 넘긴다 마침표를 찍지 못하시도록 나는 잠든 그 손을 꼭 붙잡고만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0,992건 500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6062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3 05-10
6061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2 05-10
6060
불청객 댓글+ 1
다른보통사람anoth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3 05-10
6059 예향박소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2 05-10
6058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7 05-09
6057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4 05-09
6056 아이미(백미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0 05-09
6055 일하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3 05-09
6054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8 05-09
6053 클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3 05-09
6052 백홍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2 05-09
6051 麥諶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2 05-09
6050 다른보통사람anoth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3 05-09
6049 예향박소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7 05-09
6048 개도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9 05-09
6047 초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8 05-09
6046 마크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0 05-09
6045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3 05-09
6044 겨울숲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8 05-09
6043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1 05-09
6042 감디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2 05-09
6041
멸종의 방주 댓글+ 1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2 05-09
6040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0 05-09
6039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0 05-09
6038 부산청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3 05-09
6037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1 05-09
6036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8 05-09
6035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4 05-09
6034 형식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0 05-09
6033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5 05-09
6032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1 05-08
6031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6 05-08
6030 일하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2 05-08
6029 부산청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9 05-08
6028 백홍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6 05-08
열람중 이주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0 05-08
6026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8 05-08
6025 pyu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6 05-08
6024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8 05-08
6023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0 05-08
6022 麥諶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4 05-08
6021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4 05-08
6020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1 05-08
6019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5 05-08
6018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0 05-08
6017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1 05-08
6016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0 05-08
6015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6 05-08
6014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4 05-08
6013 반디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5 05-08
6012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6 05-08
6011 선악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5 05-08
6010 예향박소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6 05-08
6009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3 05-08
6008 초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7 05-08
6007
어린 오빠 댓글+ 3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7 05-07
6006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5 05-07
6005 그여자의 행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9 05-07
6004 일하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4 05-07
6003 초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6 05-07
6002 해운대물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7 05-07
6001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5 05-07
6000 麥諶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6 05-07
5999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 05-07
5998 폭탄머리용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2 05-07
5997
비의 글씨 댓글+ 2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2 05-07
5996 감디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8 05-07
5995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3 05-07
5994 해운대물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6 05-07
5993 블랙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7 05-0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