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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 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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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pyu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83회 작성일 18-04-27 19:45

본문

찢어진 우산  

 

비가 올 때

아픔을 간직한 우산과

함께 비를 맞는 것도 좋으리.

잃어버린 것을

잊지 못하는 우산과 함께

비를 맞으면

빗물이 핏속에 들어가

혼자 마신 소주와

슬픔을 희석시켜주면

앙상한 뼈가

목마른 나무처럼

비에 흠뻑 젖어 비틀거리면

채울 것 없는 삶도

갑자기 불어난 물처럼 넉넉하게

바다를 향해 흘러가리.

비가 올 때

점점 성기어 가는

머리카락이 욕심을 내려놓고

납작 엎드려 있으면

안경알 너머에 걸린

저녁 풍경이 미래를 밝히는

등불처럼 아련하게 흔들리면

비 오는 날

누군가와 동행하고 싶어 하는

우산과 함께 비를 맞으면

내려놓을 수 없는 슬픔과 함께

마음이 시리도록 비에 젖으면

뼈 마디에서

새싹 돋아나는 소리 

파릇파릇 들려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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