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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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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61회 작성일 18-04-17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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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 10분


아무르박


따라오는 발걸음에 몸을 숨기듯 골목길을 돌아섰다

새벽 3시 10분
이 시간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버려진 궤짝 위에 고양이처럼 비스듬히 앉았다
발아래 키 높은 선풍기는 밤새 돌아갔다
우울증과 화병
갱년기와 사뭇 다르다
창을 열어두는 게 습관이 되었다
4월은 아직 쌀쌀한 밤이다
언제 닥칠지 모를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
약을 미리 처방하는 의사가 있을까
아직 남아있는 잉여의 날들을 걱정하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미래는 불안정한 현실
낙마한 청춘의 뒤안길을 회상하며
오후 2시
자정으로 가는 어머니를 배웅해야 한다

삶의 일터로 가는 오전 8시까지
내겐 또 한 번의 좌절과 한숨이 교차한다
손가락이 부러질 듯 좌판을 쪼고 있는 독수리 타법에
항행의 자유와 몽상이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불확실성에 과녁은 언제나 비켜 가기
일쑤
내가 살아 있음은 아직도 팽팽한 활시위
때로는 너무 날카로운 눈매에
숫돌에 칼을 갈다가 생채기를 내고 마는
거울 속의 자화상
이제는 혼자 있다가 웃는다
비 맞은 개처럼 혼잣말을 하다가 앓는다
이젠 미쳤다 허공에 삿대질
손가락 끝에는 언제나 증오와 결핍
그리고 미결로 끝나는 과대망상증이 놓여있다
열정이 식어버린 심장은 이식할 수 있을까

짜장면값이 올랐어?
김밥은 이제 서민의 음식이 아니야!
마트 앞에 떡볶이를 먹어야 하겠군,

언제부터 깨어 있었는지 모른다
게임에 지친 아내가
물음표로 시작해서 느낌표 그리고 다시 쉼표
그녀도 나도 알고 있다
마침표를 찍는 날이 세상의 끝이란 걸
하루 일당으로 점심에 초코파이
저녁에 라면 하나
아침을 거르면 쓰나 요구르트
하루 종이 상자를 주운 돈 사천 원으로
미래를 위해 천원은 손주 몫이라는 노인을
신이 보낸 천사라고 생각했다
노인에게 미래는 값이 없다
길들지 않은 새 옷보다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자유가 구제 옷이다
노인의 철학은 희한하게도 오래된 추억에
곰팡이가 슬지 않는다
심오한 편집증이다

희미한 기억 속에 꿈
무엇에게 쫓기고 있었는데 기억이 없다
대답이 시큰둥 했나
그녀는 다시 잠이 들었다
아무래도 나는 요구르트를 하나 마시고
손수레를 끌러 가야 할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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