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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 한 생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114회 작성일 18-03-17 13:31

본문

콩나물 한 생/장 승규



마침표를 찍고 시작하는 삶이

또 있을까

 

마침표가 발아하는 그 긴 시간 

펑퍼짐한 시루 자궁 안은

작은 빛도 큰 걱정이다

검은 천 아래 반듯이 누워

두껍게  감고 있다 

눈을 뜨면 눈이 먼다고 했다

 

발아는 물음의 시작이다

작은 물음표가 점점 크면서

쉼표 없이 묻고

사소한 밭일까지 묻는다

대답 대신 가끔 

찬물을 바가지로 받는다

날이 밝은지 어두운지

아침 식사인지 저녁 식사인지

빛은 늘 차단되었지만

잠깐 아주 잠깐

이때만큼은 빛이 들어 걱정되긴 한다

먹고 씻고 남은 물은 흘려보내면 그만이다

그러면 쓸데없는 걱정들이 함께 흘러갔다

 

어느 날

애기가 어디로 나오는지 묻자

대답 대신 갑자기 

흰빛이 바가지로 쏟아져

눈이 멀고 목이 잘렸다

모자도 함께 잘렸다점이 되어 떨어졌다

그 밭일은 금지곡 같은 것이었다


빛 못 보고

느낌표로 마감하는 삶이

이 말고 또 있을까

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멋진 작품...

장시인님.
요즘 시상이 예사롭지 않으시네요.^^
보이시는 시편마다, 놀랍습니다..

느낌표 넣고 한 솥 펄펄 꿇이면
흐린 날도 화들짝 풀리겠습니다.

장남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피랑님

이 건 순전히 산골님 덕분입니다
민어찜인가 뭔가 하신다더니
콩나물을 찍어서 톡으로 보내주시더라구요
어제.

ㅎㅎㅎ
덕분에 시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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