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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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표를 찍고 시작하는 삶이
또
있을까
마침표가 발아하는 그 긴 시간
펑퍼짐한 시루 자궁 안은
작은 빛도 큰 걱정이다
검은 천 아래 반듯이 누워
두껍게 눈 감고 있다
눈을
뜨면 눈이 먼다고 했다
발아는
물음의 시작이다
작은 물음표가 점점 크면서
쉼표 없이 묻고
사소한 밭일까지 묻는다
대답 대신 가끔
찬물을 바가지로 받는다
날이 밝은지 어두운지
아침 식사인지
저녁 식사인지
빛은
늘 차단되었지만
잠깐
아주 잠깐
이때만큼은
빛이 들어 걱정되긴 한다
먹고 씻고 남은 물은 흘려보내면 그만이다
그러면
쓸데없는 걱정들이 함께 흘러갔다
어느 날
애기가
어디로 나오는지 묻자
대답 대신 갑자기
흰빛이 바가지로 쏟아져
눈이 멀고 목이 잘렸다
모자도 함께 잘렸다.
그 밭일은 금지곡 같은 것이었다
빛 못 보고
느낌표로
마감하는 삶이
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멋진 작품...
장시인님.
요즘 시상이 예사롭지 않으시네요.^^
보이시는 시편마다, 놀랍습니다..
느낌표 넣고 한 솥 펄펄 꿇이면
흐린 날도 화들짝 풀리겠습니다.
장남제님의 댓글
서피랑님
이 건 순전히 산골님 덕분입니다
민어찜인가 뭔가 하신다더니
콩나물을 찍어서 톡으로 보내주시더라구요
어제.
ㅎㅎㅎ
덕분에 시 한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