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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16)바닷가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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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부산청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07회 작성일 18-03-13 05:13

본문

바닷가 노인

 

파도 한 장을 들추며 바다의 말을 듣는다

밀물에서 일어나는 소리와 썰물에서 뱉어내는 소리

한 소절의 노랫말로 고막의 고요를 깨운다

조금은 구겨지고 흩어진 결의 사연

여기까지 달려오면서 깊은 곳의 물맛과

섬에 부딪히고 빙 돌아 와야 했던 물맛의 비린내는

그의 소리에는 약한 떨림의 심해가 살았던

자신의 숨결를 백사장에 눕혀놓고 있다

 

평생을 그들처럼 출렁거리며 살았던 노인은

오늘도 한 장의 파도를 굽은 허리에 감고서

그들이 쓴 일기장에 자신의 말을 쓴다

이마에는 이미 여러 가닥 파도가 굳어 있었고

파도 밑에는 텅 빈 모랫바닥이 버석거리고 있었다

아무도 없었다

하얀 물거품 되어 사라진 자식, 할멈

파도 아래에는 어두운 말이 소란스러웠다

 

등대를 스쳐 지나가는 그들

매일 같은 말과 높낮이가 다른 말로

같이 하자고 하지만

이미 파도가 되어버린 지난 시간은

지치지도 않고 노인을 적신다

단 하나의 파도가

단 겹의 파도 이불이 되어

잠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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