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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지은 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219회 작성일 18-03-13 08:07

본문

혼자 지은 죄/장 승규



혼자
야외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
참새 세 마리
맞은편 의자에 쭈욱 나와 앉는다
1호 법정 같다
혼자 마시는 커피도 죄가 되는가
눈을 반쯤 깔았다

고개를 왼쪽으로 갸우뚱
오른 눈으로 째려보고 진심 검색이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갸우뚱
왼눈으로 노려보고 심성 검색이다
내심으로
똑바로는 보지 못하니
판단도 똑바로 하기 어렵지 싶다 
마음도 반만 깔았다

그럼에도
살면서 지은 죄들 쫄래쫄래 흘러나온다
가만히 보니, 중죄 아닌 게 없다
부모님께 한 불효들 앞장서서 나오고
아내에게 속 썩인 거
아들에게 외동으로 살게 한 거
친구에게 잘 난 척 한 거
엊그제 개미 한 마리 밟아 죽인 거
오늘 혼자 커피 마신 거
지은 죄 성실하게 정리하고 있는데 
짹짹짹 세 번 두드리고 
판관들 일시에 퇴장한다. 각자 바쁘다
이 사람 믿을만하다는 건가

혼자 마시는 커피는 맛이 난해하다

댓글목록

장남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피랑님

그 참새들
죄를 묻는 방법이 교묘해요.

서피랑님도 눈을 깔고 있는 게 좋을 겁니다.ㅎ

감사합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텍스트로 그린 선명한 이미지의 그림에
사유까지 보너스로 담긴, 굿 시 ...
커피는 마주보고 마시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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