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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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피해자는 기억한다
꽃 망울들이 겨울의 옷가지를 벗기던 어느 봄날
이웃 살던 선표네 할머닌 마당 어귀 살구나무아래에서 고 녀석 귀엽다며
내 여린 풋고추를 주물럭거린 적 있다
부관참시해도 시원찮을 노인네다
어리디 어린 아동에게
어찌 그런 추악한 만행을
저질렀단 말인가
유년의 어느 여름 날 개울가에서 홀딱 벗고 놀다가 날 추행한 순이도 용서 할 수 없다
오줌 마려워 두리번거리던 내게 다가와
동이야, 쉬이 쉬이~
원치 않던 스킨십으로 모멸감을 주었던 여자
반 백 년이 흘렀어도 잊지 못한다 끝내
찾아내 고소 할 것이다
서울 어느 변두리 초등학교 3학년 때던가 산수 선생님이던 그 아줌마는
모처럼 백 점 맞은 내게
기특하다며
흘러내린 바지춤을 추켜주다가 배꼽께 속 살을 매만졌다
안심하지 마시라
당신은 위력에 의한 성 추행범
법망을 피해가진 못할 것이니
물론 쇠고랑 찰 각오도 되어있다
3사단 15연대 상병 시절
외박 나와 읍내 퀴퀴한 골방에서 저지른 그 날의 죄악에 대하여,
홍등아래 질겅질겅 껌을 씹던
세월보다 서둘러 늙어버린 한 여자의 등짝에
한번도 모자라 두 번이나 찍었던
그 날 밤의 낙인에 대하여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ㅠㅠ
울어야할 지 웃어야할 지
오랜만에 심각하게 오셨는데
웃으면 안되겠지요
저도(미투)입니다
지나고 보니
저도 당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군요
ㅎㅎ
전 그냥 웃어넘기겠습니다
용기 부족...
윤희승님의 댓글
웃어넘기겠다 하시니,
아마도 성공작인 모양입니다
늘 건안하시길
활연님의 댓글
여러 번 읽었는데 스민다,
스민다 뼛속까지. 시를 이렇게 적으시면
그 시들이 살 집도 지으셔야.
윤희승님의 댓글
강녕하시지요
봄, 좋은 계절입니다 시도 좋고
서피랑님의 댓글
서술의 단추를 자유자재로 풀고
끼우시네요 ^^
시가 시답게 잘 익었습니다.
오랜 내공이 느껴지는 작품,
잘 감상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