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둥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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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둥아/ 공덕수
좀 알고 보면 문둥이 뿐이다.
소록도에도 돼지 축사가 많은 동네에도
병원에도 보내지지 않는 문둥이들이
내 사는 동네에는 득실득실한다
문둥이가 아니면 오히려 외로워서
썩어 문드러진 자리를 서로 비비며
문둥병을 옮고 옮기려고 목욕탕을,
노래방과 침 튀기는 술집을 함께 다닌다
심지어는 봄이 다 가기도 전에
문드러진 꽃을 뚝뚝 떨구는
문둥이 꽃나무들을 찾아 문디 가스나
문디 새끼들이 함께 소풍을 가고
문디 콧구멍에 마늘을 빼먹기도 한다
화장을 지우면 미간을 주름잡던 눈섭이
절반은 빠져 있는 문둥이들,
일천간장 다 문드러져 속이 텅 빈 문둥이,
손가락이 다 문드러져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 문둥이
방죽처럼 무너진 눈시울에서 눈물이
참았던 오줌보처럼 터지는 문디, 이 문디야!
살아서 다 문드러져 땅에 묻어도 여한 없게
서로 문드러지도록 살 맞대고 사는
이 징그러운 문디, 문디 자슥들아!
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저 이야기하는 줄...깜짝..놀랐다가
다행히 저는 목욕탕을 함께 안가니..안심했다가..
문득 문드러진 내 얼굴과 몸의 살들을
그만 보고 마네요...
얼핏보니 술 한잔 먹고 쓰신 글 같았는데
막상 뚜껑을 여니,그 속에 펄펄 뜨거운 연기를 품으며
찰진 새알을 품은 팥죽 같은 시가 끓어오르고 있습니다.
공덕수님의 댓글
ㅋㅋ 이곳에선 문디 가스나야 할 정도면 혈육이거나 혈육에 가깝거나 혈육 이상이거나..하지요.
저도 친한 친구가 울거나 아프면 "아이구. 이 문디야, 그걸 혼자 참았더나, 아이구, 이 움디 것은 년!"
글케 위로를 합니다. 남자들도 만찬가지더군요. 아이구 이 움디 새끼! 할 정도면 절친들이더군요.
문디님! 건필 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