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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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아무르박
여린 가지에 물오른 새순처럼
바람에 흔들리며 크는 것이다
어디로 오르려 애쓰는지 보아주는 이 없어도
가야 할 길을 아는 순수 때문에
해가 뜨는 이유다
겨울은 장막을 걷어내고 창에 앉았다
보고 있는 이 순간이
어쩌면 영원인지 모르겠다
세상을 보는 눈을
물오른 가지 끝에 놓아두지 않았다면
흔들리며 피는 꽃은 처음부터 내 것일 수 없는 일
새가 나무를 찾는 일은
봄이 왔기 때문이 아니다
여린 날개에 쉼이 그늘지지 않았다면
희망은 때때로 너무 잔인하다
서로 가야 할 길이 다른 곳에서
우연을 가장한 계연을 만남이라 해두자
이별을 아는 새처럼
기다림을 배우는 여린 가지처럼
해가 뜨고 지는 곳에 그늘을 아는 나무처럼
우리는 시간 앞에 바람처럼
겨울은 끝내 봄을 부르고 말았구나
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목소리가 부드럽지만
주변을 환기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차분한 시선에 머물다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