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소낙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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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소낙비/장 승규
빌딩 외벽 청소부처럼
간밤에 소낙비
서재 창밖을 줄줄이 타고 내렸다
간간이 번개가 생명줄을 밝혀주고
천둥은 아슬아슬 고함까지 내질렀다
무엇을 닦나 했더니
이른 아침
서재에 유리창이 아주 환하다
저 유리창은
제 안에 무언가를 담아두지 않는다
어떤 빛깔이라도
어떤 열기라도 그대로 통과다
서재 안이 늘 밝고 따뜻하다
가끔은
맑은 저 유리창도 마음에 먼지가 앉나보다
소낙비 불러서 제 마음을 닦는다
나한송 열매들이 두상을 끄덕끄덕
장삼 갈색빛이 어제보다 환히 보인다
*나한송: 소나뭇과로, 열매가 마치 '장삼을 입은 스님' 같다.
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먼 이국에서
떡국이라도 드셨는지요,
유리창의 마음처럼
평온한 새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장남제님의 댓글
서피랑님
설날
차례도 지내고
떡국도 먹고...
해마다 보태지는 게 두렵네요. 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