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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13>그리운 지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49회 작성일 18-02-11 11:29

본문

 

<이미지13>그리운 지게

 

 

 

      박찬일

삶은

하염없이 흔날리는

꽃잎들을 뒤로 한 채

땀내나는 지게를 무던히

지고 가는 길.


나뭇지게를 지고

곰처럼 눈언덕을 푹푹 걸어넘던

시골 집 아버지의 벗어놓은 지게에는 

쉰 땀냄새가 늘 배어 있었다.


마지막 석양이 거쳐간

아버지의 주소들을

모두 채록하신 날

「이제 다 돌아보았으니 후회없다 」며

기울어진 석가래를 

넘어질 듯 얹어 지고 왔던, 당신의 지게를

조용히 내려 놓으셨다.


마지막 옷가지와 신을 태우고

훨훨 자유로이 

실타래를 풀어 드린 날,

차마

기대놓은 대문 옆 지게만은

태우지 못했다


서른 번의 눈꽃이 피고 지고

또 여전히 눈꽃이 흩날리는 날이 오고

벚꽃 휘날리는 날이 온다.

또 누군가에게 쉰 땀내같은

꽃 향기가 알싸히 맡기우는 날이 온다. 

그런 날 골바람이 동공을 흔들면

아스라히 지게를 향해 다가갈 것이다.


큼지막한 삶의 무게를 대신 짊어 지고 

마중갈 것이다

 

 


2018.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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