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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집게 정년을 생각하다
빠져나가려 저들을 곁에 두고자 어금니 상하도록 꽉 깨물었다
더러는 허공을 깨물었고
더러는 지상을 향해 하강하는 물기들을 깨물었다
그의 일터는 볕 좋은 날에는 공치는 날이 없었다
막노동하는 날이다
그는 빨래 식구들을 잡고 있어야
하루를 말린 뽀송뽀송하고 깨끗하게 웃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평생을 꽉 붙잡는 일에 힘을 다했다 자부하였다
얼마 후 퇴직이다
아직 수없이 남아 나에게로 찾아올
그들의 얼룩과 한숨
찢어진 상처들에
더 많은 햇살의 행복을 말려 주고 싶은데
기름기 빠져 버린 몸은 삵은 냄새 풍긴다
현상에서 부서지도록
꽉 다문 입술에 힘을 주면서
근력으로만 견뎌 온 하루하루들
아직은 빨랫줄 현장에서 생생하게 일할 수 있는데
어느새 말라버렸다고 떠나가는 빨래들
그래 말랐으면 제 갈 길을 가야지
덩그런 빨랫줄만 잡고서
다시 한번 맑은 날의 젊음이 오길
남은 날들을 꽉 붙잡으려고
힘을 준다
댓글목록
초보운전대리님의 댓글
저도 멀마 남지 않았는데 퇴직하면 어떤 일을 어떤 일들이
가진 기술은 없고 직장생활 하면서 돈도 벌어 놓은 것도 없고 걱정하고 있네요
어중간한 나이로 퇴직을 하려니 많은 생각들이 가슴을 답담하게 하네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