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6> 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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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청 / 이정훈

靈.
혜화의 흙길에선
씀바귀의 내음새가 났다
지저귀는 지빠귀 소리
一.
순간 너희를 팔아 글을 쓰는 글장이들의 심정과
그것을 오천원 주고 사오는 날들이 이슥하니
시를 죽여버린 지 수년, 그러나
어제도 내일도 정월달 밤
샛말간 이름들 떠오르는ㅡ
부뚜막
반딧불은 다 저물었고
자갈밭의 불편한 발아림도
도시의 저변에서 저물어가고
二.
할매 정월마다 담그셨던
첫 숟갈의 조청은 매캐하다
어린 누이와 나의 순순한 손
새벽은 여전히 시리고, 그러나,
그러나 서리 사이의 구들방, 온돌방, 샛노란 장판들은
목침장이 다 떠났을지언정,
신새벽 몸 가누는 자리들의 체온은 여전한데
예나 지금이나
오래고 깊은 마음들은
三.
해어져 어득해진 날
젖먹이 시절의 꾸물이들과
말이 말이던 시절
유채꽃
들꽃
눈구덩이에 발자국 남던
흥성거리던 겨울
재잘거리던 봄
꽃 떨어지면 방석이 되던
마당에 딱정벌레 기웃대고
낙서는 흙에
바람은 챙챙이고
지킴나무 하나로 충분하던
四. 後
한강 눈 아래
물닭이 달처럼 둥실인다
컴컴한 것이 조청이다
정월이다
댓글목록
童心初박찬일님의 댓글
글가락은 좋은데 상념들이 조금은 어지럽다는 생각이..
즐감하였습니다.(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