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석을 쓰다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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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석을 쓰다듬으면
언제쯤 비문을 세긴 돌에 문이 생길까
이승의 사람과 저승의 사람을 구분 하는 확실한 증거지,
문폐 같이 써 여진 학생부군신위
저승의 사람에 대한 기록이지,
비석의 뿌리에서 생겨난 그리움의 흔적은
당신의 생을 생각나게 하고 있어
살아생전 당신의 명의로 된 집 한 채 못 가져봤지
세상을 떠돌다가 이집 저집 집 짓는 일에 일생을 보내 버렸지
당신은 그랬어
저 비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직도 손에 잡은 연장들을 놓지 못하고 있는
모습 보게 될지도 몰라,
그 모습은 우리들에게는 원망이었지
단단한 돌문열고 우리에게 돌아왔으면 하는
기다림이 이루어 질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
돌로 만든 문에 자신의 흔적을 새기고
몇 자 되지 않는 글씨로 우리들과 만나려고 하지만
우리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처럼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 되었지
한 평도 안대는 좁은 당신의 집 때문에
우리가 들어 갈수 없는 탓인지도 몰라,
그래도 꼭 한마디 하고 싶었어,
분명 당신은 나의 아버지였다는 것을
이 문패는 자자손손 당신의 집 문패로 지닐 수 있을 것이고
작은 봉분은 당신의 집이 확실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될 거야
이제는 세상을 떠돌던 고단함을 내려놓고,
탕탕 내려치던 망치도 놓아 버리고
마음껏 편히 쉬는 것을 보고 싶겠지
내가 당신의 아들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아 볼 때까지
그때가면 미움도 원망도 사라지겠지
댓글목록
공덕수님의 댓글
원석이군요. 세공 되지 않았지만 찬란한 빛이 납니다.
원석 그대로도 좋군요. 건필 하시길.
동피랑님의 댓글
청년의 피는 역시 살아있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