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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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섬*/장 승규
이제 막
바닷속 모래밭에 나신으로 드러눕는
저 치명적인 미끼
고등어처럼
떼로 몰려드는 새까만 아이들
일제히 자맥질한다
점멸하는 하얀 점마다 새까만 낚시찌가 잠깐 뜬다
시선 줄을 팽팽하게 당기며 금방
고등어 한 마리가 미끼를 물고 올라온다
하루 치 가족의 생계다
바늘에 찔린 혈흔이 입가에 선명한데
고등어들이 다시
유람선을 향해 헤엄쳐 와서 소리 지른다
동전을 또 던져달라고
범선이 닿는 섬 한편에
아주 오래된 노예창고가 있고, 그 안에
검은 울음이 새겨놓은 손톱자국이 선명한
벽만 있고
눈물이 말라붙지 못하는 간기 밴
바닥만 있고
족쇄가 영문도 모르고 끌려나가던
엉큼한 뒷문이
지금도 몰려드는 고등어 떼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GOREE 섬: 서부아프리카 세네갈 연안에 있는 옛날 노예무역시대의 노예집결지. 노예집은 노예창고
댓글목록
동피랑님의 댓글
인권은 어디에서 오는가? 물으면 피부에서 온다가 답이 되던 시기도 있었다고 하죠.
여전히 지구촌에는 피부색이 아니더라도 여러 계급이 형성되고 각자 누리는 자유와 권리의 범위도 있겠고요.
현지에서 느끼신 바를 시로 형상화시켜 떠먹여주시니 훨씬 감칠맛이 돕니다.
시인님, 늘 건강하고 즐거운 행보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장남제님의 댓글
동피랑님
슬픈 역사가 있는 곳이었어요.
그냥 약탈 정도가 아니라.
약탈로 잘 먹고 잘 사는 이웃들,
그 정도를 훨씬 넘어간...
그리고 그걸 당하고 산 사람들.
모두가
우리들의 지금 모습일 수도 있다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