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직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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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직설
이랴,
이것은 악보 없는 창법
잇단음표 질끈 맨 우공이
네박자 빠르기로 쟁기를 끌면
놀란 관객들처럼 차례로 기립하는 오선지
산비알 공연 막이 오른 것이다
농부의 감독 아래
오페라 '농사직설'은
밭 무대를 중심으로 누렁이가 주연이다
공연을 한창 하다 말고
그가 갑자기 역할을 멈춘다
잊힌 대본을 생각하는 듯
큰 눈망울에 흙판본 농서 한 권
지난해 풀 매던 호미 밭고랑에 녹슬고
퇴비 담았던 비닐 두엄 냄새 펄럭인다
휘어진 낫들만 남아 이우는 고향
올해도 어김없이 계절풍은 부는데
묵정밭 일구던 어른 어디로 갔나
서울 산다는 자식들 소문만
빈집을 지킨다지
워낭이 서둘러 막을 내리고
밭둑길을 감는데
새끼의 한나절 소프라노
엄마를 음메, 음메 부르는데
댓글목록
문정완님의 댓글
이랴~ 농사직설 판본 한권이 울렁울렁합니다
날씨 춥습니다 뵐 때가지 건강하시길.
동피랑님의 댓글
어딘가에 스프링이 솟을려고 잔뜩 웅크리고 있겠죠.
언제 어디서든 건강한 모습으로 한 번 봅세다.
하올로님의 댓글
...5연을 전후로 ...어조가 많이 다르게 읽힙니다.
오후의 볕이 좋아 산세베리아 몇 놈과 이름을 알지 못하는 녀석들에게 물을 주었습니다.
집사람이 자릴 옮길 때마다 몇 놈씩 집에 쳐들어오더니...
이제는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보법이 날렵한 시...잘 읽었습니다. 꾸벅~
동피랑님의 댓글
이종교배를 한 건 아니지만 전반부와 후반부가 완죤히 따로국밥이죠.
그래서 이것은 대수술을 거쳐 살면 다행이고 아니면 안락사 시킬 요량입니다.
일이든 취미든 일단 본인이 좋아서 하는 것이어야 되겠죠.
그러나 내무부장관이 시키는 것은 좋든 싫든 무조건 실천해야 합니다.
유익한 말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