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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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
이승용
쓰러져가는 판잣집 위에
겹겹이 눈이 쌓인다
무게를 견디지 못한 얇은 판자가
그의 어깨처럼 굽어진다
이내 금이 가는
그 얇은 틈 사이로
파고드는 일몰의 햇빛
간신히 비친 그의 얼굴은
옆으로 누운 아구 같다
벌어진 입으로 내쉬는
가쁜 숨
소리 없이 입만 빠끔
아들의 꽉 쥔 손바닥 안에서
겨우 까딱거리는 손가락
그는 지금 그 품 어디에선가
헤엄치고 있을 것이다
밤이 그들을 먹으러 오기 전
바람은 칼질을 시작한다
푸르고 드넓은
그의 깊은 바다도
오늘은 어쩐지 추위를 느낀다
벌건 볼살이 떨리며
바닷물이 그의 지느러미를 적신다.
댓글목록
공덕수님의 댓글
고통의 바다? (저의 무지를 용서하소서)가 참 아름답게 느껴지는군요.
아름다운 고통이라면 견딜만 한건지요?
아들의 꽉 쥔 손바닥 안에서
겨우 까딱거리는 손가락이 인상적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