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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6】라돈의 계절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683회 작성일 18-01-11 08:47

본문



라돈의 계절

  활연




  몰강스럽게 또 겨울이군.
  거위들이 털을 뽑아 바쳤네.
  거위가 벗은 추위를 입으면 따뜻해.
  곰보투성이 살갗을 물거울에 비춰보며
  한때 기러기였던, 또 한때 극지 얼음 속에 굳은 시조새였던
  오래전 기억으로 돌아가고 싶을까.
  죽음을 입으면 따뜻해.
  이를테면, 족제비를 목덜미에 감으면 우아해져.
  악어를 들고 다니면 두둑한 교양이
  수시로 악어 눈물을 흘릴 수 있어.
  곰을 귀에 걸 수 있다면
  바다사자를 깔고 앉을 수 있다면
  펭귄과 뒷짐 지고 산책할 수 있다면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라는 추억이 샘솟겠네.
  숨탄것들 살갗을 벗기고
  발발 떠는 내의를 감출 수 있겠네.
  오미야콘 하늘에 물을 뿌리면 얼어버린 지도가 떠오른다는데
  잃어버린 눈알을 주우며 밤하늘을 서성거릴지 몰라.
  방아쇠가 겨울을 당기네.
  사냥감들이 항복하는 사이
  속살 깊이 백야의 등이 켜지고 짐승을 입으면 포근해져.
  사냥감은 게임game이니까
  우리의 겨울은 게임을 하는 거. 지구의 폐부에 엉그름진 밭은기침,
  그러니까 칠판에 북북 그은 털빛 고운 운명이나 문명,
  희디흰 묵을 뿌리는
  그해 침묵은 포근하겠네.



      * 故박완서 작가의 장편소설.




댓글목록

잡초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해 침묵은 포근하지만 기체상태의 원소중 가잔 무겁다는 방사선 라돈의 계절에서 따듯함 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활표시인님의 시에 무게있는 중압감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 합니다. 감사 합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냄새도 없는 것이 만질 수도 없는 것이, 이 겨울의 폐부에 스며들었군요
모든 것을 닫고 지내야 하는 계절,
마음의 환기가 안되는 계절에서 빠져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늘 튼튼한 뼈대를 가진 시로 창작방에 계셔서
하루 한 번은 꼭 들어와서 봐야 한다는 의무감을 주시니
클릭하는 즐거움도 큽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profile_image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옷소매에 손을 넣고 오리걸음으로 왔다가
언 노을에 김치 송송 썰어넣고 밀국 삶아먹고 갑니다.//
올해도 눈호사 마음호사 하겠습니다.

이명윤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명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툭툭 던지는 잽도 다 시가 되니.

허선배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함께 습작 공간에 있는 것이 즐겁습니다. ^^

童心初박찬일님의 댓글

profile_image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겨울을 입는 것이 죄같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지요.
어떤 때는 먹는 것도.
오늘은 겨울을 입은 덕분에 티시 히노호사의 돈데보이까지
즐감합니다. 고맙습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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