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12>다리의 연애법
페이지 정보
작성자본문
12
<이미지12>다리의 연애법
박찬일
처음에는 그냥 바다,
그냥 섬이었을지 몰라
하루 두어번 쯤
그냥 그냥 오가고
등대 하나 서 있고
바닷바람 부는
밤마다 그저 별이 뜨던 섬 이었을지 몰라
그러다 어느 날
섬 오가던 배 한 쪽 통통배
너를 발견했을지 몰라.
마주 잡아본 손길이 따뜻했다거나
둘 만이 몰래 오간 눈빛이 유성처럼 꽂히다
찬란한 불꽃마냥 가슴 속에 박혀, 마냥 황홀했을지 몰라
그래서 다리를 놓기로 했을지 몰라
비야부터 시작하는거야
파일을 박고,
우물통 기초, 바다 깊은 곳 뻘 속까지 뻗어
저 깊은 바다 암반의 뿌리에 단단히 닻을 내려
너를 만나려 가는 길,
한 걸음 한 걸음씩 마주 했을 지 몰라
교대가 놓이고 상판을 올려 밀어내고
아름다운 아치의 사장교로 우리가 되기로 하였는지 몰라.
간간 짭조름하던 바다가 심통 부렸을지도 몰라.
그래도 너에게 가는 길 멈추지 않았을지 몰라.
그래.그래하며
걸어온 길 이었을지 몰라.
두 다리가 네 다리가 되었다
다시 두 다리가 되기도 하며
고비고비마다 배 지나고
긴 긴 날 마른 해도
그렇게 넘겼을지 몰라
섬을 찾아가는 너
바다를 건너는 나
마주하고 잡은 손
다리의 연애법, 아닌지 몰라.
2018.1.8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다리의 연애법" 행간에 파고의 사랑과 일생이 다 들었습니다
다리...와 다리...의 중의적 언어의 기법...해학까지 엿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童心初박찬일님의 댓글의 댓글
발길에 과찬이 넘치십니다.
부족한 저의 눈길로 찾아낸 사유는 두 손 마주잡은 것에서 찾은 다리였습니다
추출한 사유가 작은 울림을 담아낼 수 있을까 진땀나게 걱정했는데^^ 고맙습니다. 최정신님(__).
문정완님의 댓글
다리의 연애법이 백년해로로 가는 방법인가 봅니다
섬과 섬이 만나서 다리를 놓고 그 다리가 네 다리가 되고 하나가 되고
찬찬히 읽어보면 여운이 감치는
다리의 연애사 잘 감상했습니다
童心初박찬일님의 댓글의 댓글
요즘 「눈 앞의 이 상황을 한 마디로 함축한다면?- 에 눈길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 다음 사유는 좀 더 쉽게 찾아지는것 같은데.
아직도 짧아서 갈 길이 멈니다. 문정환님 고맙습니다.(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