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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60회 작성일 17-12-23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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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들


아무르박


여자는 자정으로 걸어 들어갔다
가스레인지 위에 된장찌개는 수위를 낮추고 있었다
마감 뉴스에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은 날씨예보뿐이다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일이야말로
염분을 걷어내면 결코 구수하지 않은 일

동물원에 노랫소리가 시침을 가라앉힌다
 ~거리에 가로등 불이 하나 둘씩 꺼지면~
 검붉은 노을 넘어~
여기서 쿵 떨어지는 하루의 낙상
오늘은 노을이 어떤 모습이었을까

미래는 예측할 수 없었으므로
형광등을 끄고 어둠을 받아들여야 한다
어떤 의미를 찾아야 한다면
DJ의 짧은 멘트에서
곁가지를 흔들던 바람 같은 시 한 구절을 새겨 볼 일이다
일상은 구겨진 종이 위에
마침표를 찍지 못한 연서였으므로

사람들의 인명록에서
부재중 전화번호를 찾는 일만큼 허무한 일이
또 있을까
오지 않는 사람보다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이 되어
된장찌개는 염분의 농도가 짙어질 것이다

밥통을 비워버린 찬밥 한 그릇
허 겁을 끼얹으며 밥알에 의미를 새겨 줄 사람
한때는
그의 입술에 젖어 들고 싶은
커피 한 모금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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